며칠 뒤면 2010년대가 막을 내리고 새로운 10년이 열린다. 10년을 마감하는 지금, 스포츠계에서는 2010년대 최고 선수를 선정하는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매년 연말 이슈였던 ‘올해의 선수(Player of the Year)’ 대신 올해는 ‘10년간 최고 선수(Player of the Decade)’가 스포츠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해외 주요 매체 또는 각 협회가 꼽은 종목별 2010년대 최고 선수를 정리했다.
◇남녀 골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박인비(한국)=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뽑은 2010년대의 선수는 매킬로이다. 스물한 살이던 2010년 퀘일할로 챔피언십에서 마지막 날 62타를 치며 미국 땅에서의 첫 우승을 장식한 그는 2011년 US 오픈과 2012년 PGA 챔피언십에서 모두 2위와 8타 차 압승을 거두면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후계자로 각인됐다. 매킬로이는 2010년부터 올해까지 PGA 투어 18승을 올렸다. 메이저대회 4승,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3승,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5승 등 큰 경기에 특히 강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팬 투표를 통해 최근 10년간 최고 선수를 가리고 있다. 16강부터 시작해 박인비, 리디아 고(뉴질랜드), 쩡야니(대만), 브룩 헨더슨(캐나다)의 4강으로 압축됐다. 결승 투표는 내년 1월6~7일에 진행되지만, 결과와 관계없이 2010년대 최고의 여자골퍼는 단연 ‘골프여제’ 박인비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0년간 LPGA 투어 18승을 올렸고 이 중 메이저 우승이 여섯 번이다. 2013년에 메이저 3개 대회 연속 우승 기록을 쓴 박인비는 2015년 브리티시 여자오픈 제패로 커리어 그랜드슬램(4개 메이저 석권)을 작성한 데 이어 이듬해 올림픽 금메달로 ‘골든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박인비는 2회 연속 올림픽 출전과 메달 획득을 위해 내년에는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훈련 프로그램과 대회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축구: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역대 최고의 축구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메시가 지난 10년간 최고의 축구선수라는 데 이견이 있을 리 없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메시 이전의 선수들은 모두 다른 종목에서 뛴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는 사뮈엘 에토오(전 바르셀로나)의 과거 발언을 소개했다. 메시가 축구라는 스포츠 자체를 규정하는 인물이라는 찬사다. 2012년 한 해 메시는 클럽과 대표팀에서 총 96골을 몰아넣었다.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9시즌 연속 40골 이상을 기록한 메시는 이달 초 축구선수 최고 영예인 발롱도르 트로피를 여섯 개째 모으며 최다 수상 기록도 썼다.
◇야구: 마이크 트라우트(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0년간 최고 선수 10명을 추리며 외야수 트라우트를 첫 번째로 소개했다. 2011년 빅리그에 데뷔해 9년 통산 타율 0.305, 285홈런, 752타점을 올린 트라우트는 특히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가 통산 72.5에 이른다. 대체선수보다 팀에 72.5승이나 더 안긴 ‘대체불가’ 선수라는 뜻이다. 트라우트는 북미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인 12년간 4억2,650만달러에 계약한 올 시즌도 변함없는 활약으로 통산 세 번째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MLB닷컴은 “다음 10년의 최고 선수 리스트에도 트라우트의 이름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확언했다.
◇농구: 르브론 제임스(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몇몇 해외 매체들은 제임스를 농구뿐 아니라 전 종목을 통틀어 최고의 선수로 꼽았다. USA투데이와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제임스를 1위, 여자 테니스의 세리나 윌리엄스(미국)를 2위에 올려놨다. 2010년 마이애미로 이적해 클리블랜드를 거쳐 지난해 레이커스로 옮긴 제임스는 이 기간 세 차례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 반지를 꼈고, 그때마다 챔피언결정전 MVP를 차지했다. 다만 지난 10년의 최고 농구선수로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뽑혀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커리는 세 차례 우승으로 ‘골든스테이트 왕조’를 세우는 동안 두 차례 정규리그 MVP와 한 차례 득점왕에 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NBA의 정체성을 바꿔놓은 주인공은 커리”라고 평가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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