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수사권 조정 등 ‘검경 갈등’의 한복판에 서 있는 황운하(사진) 대전지방경찰청장이 경찰인재개발원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황 청장이 일선 수사·치안 현장의 지휘부를 떠나 교육기관장으로 이동하면서 출마의 전제조건인 의원면직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24일 황 청장을 경찰인재개발원장으로 내정하는 등 치안감 13명의 보직인사를 단행했다. 앞서 황 청장은 내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지난달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하지만 울산청장 시절 청와대 지시를 받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를 수사했다는 의혹으로 검찰에 고발되면서 명예퇴직이 불허된 상태다. 황 청장은 경찰에 명예퇴직 신청을 다시 고려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자진해서 사표를 제출하는 의원면직 카드를 꺼내 들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이미 공개적으로 퇴직의사를 밝힌데다 검찰 조사를 앞둔 황 청장을 지방청 지휘관으로 계속 두기 어려운 만큼 교육기관으로 전보 조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경찰청은 황 청장이 사표를 제출할 경우 검찰의 수사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의원면직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황 청장이 내년 4·15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공직자 사퇴시한인 오는 1월16일까지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한편 이날 인사에서 김규현 경찰청 보안국장은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 최관호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은 광주지방경찰청장, 최해영 경기북부지방경찰청장은 대전지방경찰청장, 김진표 경찰청 생활안전국장은 울산지방경찰청장, 이문수 경찰인재개발원장은 경기북부지방경찰청장, 박건찬 울산지방경찰청장은 경북지방경찰청장으로 각각 내정됐다. 김기출 경북지방경찰청장은 경찰청 경무당담관실로 옮겨 공로 연수를 가게 됐다.
전날 발표된 치안감 승진인사에 이름을 올린 강황수 경찰수사연수원장은 경찰청 생활안전국장, 윤동춘 서울지방경찰청 경무부장은 경찰청 보안국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김교태 경찰청 기획조정관 직무대리와 임용환 서울경찰청 차장 직무대리와 남구준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장 직무대리는 나란히 직무대리 직함을 뗐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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