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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훈장' 됐나…트럼프에 이틀새 1,000만弗 후원금

트럼프 '희생양 마케팅' 먹혀들어

정치적 위기 상황서 지지층 결집

자산가 사이서도 인기 상승 효과

워런·샌더스와 가상대결서 승리

바이든·부티지지에겐 아직 밀려





미국 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결의안을 통과시킨 후인 19일(현지시간)과 20일 트럼프재선캠프에는 1,000만달러(약 116억원)의 후원금이 몰렸다. 하루 평균 500만달러로 지난 9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핵조사를 개시한다고 선언한 뒤 72시간 동안 온라인 후원계좌에 신규 후원자 5만명과 함께 1,500만달러(1일 500만달러)가 쏟아져 들어온 것과 비슷하다. 팀 머터프 트럼프재선캠프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운동이 점점 커지고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탄핵작업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을 한데 모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정치적 위기인 탄핵을 거꾸로 이용하면서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우위에 서기 위한 전략을 펴는 모양새다. AP통신은 22일 “9월 탄핵조사 시작 이후 (트럼프재선캠프에) 후원금 모금과 자원봉사자, 유세 참석자가 늘어났다”며 “트럼프캠프 측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지난해 중간선거 때 투표하지 않은 880만 유권자의 마음을 얻는 데 탄핵국면이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정치적 공세의 희생자로 묘사하고 있다. 그는 21일에도 경합주인 플로리다에서 민주당을 “극좌파”라거나 “사회주의자의 수준을 넘어섰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과 미중 1단계 무역합의를 통해 경제 대통령의 이미지를 퍼뜨리고 있다. 이로써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셈이다.



실제 탄핵조사와 하원 의결을 거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국민의 지지도에는 큰 변화가 없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와 여론조사 기관 모닝컨설트가 하원 탄핵가결 이후인 19~2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하원의 탄핵의결에 52%가 찬성하고 43%가 반대했다. 반면 로이터통신과 입소스 조사(18~19일)에서는 응답자의 46%가 트럼프 사임을 반대했고 42%만 의회가 트럼프를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여전히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것이다. 정치전문 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 측이 탄핵의 효과를 평가절하하면서도 탄핵을 지지층 결집을 위한 구호로 이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의 인기가 더 높아지고 있다.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CNBC 백만장자 조사에서 내년 대선 지지 후보가 누구냐는 질문에 ‘트럼프’라는 대답이 36%로 1위를 차지했다. 5월의 32%에서 4%포인트 더 높아졌다. 선거캠프에 돈을 낸 백만장자 가운데 39%가 트럼프에게 기부했다. 지지 후보 2위는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전 부통령(14%)이었고 3위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8%)이었다.

다만 1대1 대결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48% 대 41%로 트럼프를 꺾는 것으로 나왔다. 피트 부티지지 사우스벤드 시장도 48% 대 41%로 트럼프를 앞선다. 하지만 워런 의원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트럼프에게 패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좌파 성향인 두 사람이 당선되면 경제가 나빠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백만장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후보로 그에 대한 지지가 강화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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