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찾아 나섰다가 미아가 돼 미국으로 입양된 실종 아들이 32년 만에 꿈에 그리던 가족을 찾았다.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6살 때 실종된 손동석(37·미국명 숀 페티프런)씨는 23일 오전 대구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 사무실에서 생이별한 지 32년 만에 어머니, 형들과 재회했다.
어머니를 만난 손씨는 영어로 “정말 많이 보고 싶었다. 나는 당신과 똑같이 생겼다. 오랫동안 찾고 싶었다”고 말하며 어머니를 품에 안았다. 그의 볼을 어루만지던 어머니 김모씨(63)도 “어떻게…어떻게 그래. 보고 싶었나. 와줘서 고맙다”라며 울음을 터트렸다. 가족들은 “32년 동안 하염없이 찾았는데 믿기지 않는다”며 경찰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경북 영천에 살던 손씨는 1987년 2월 출근한 엄마를 찾으려 버스를 탔다가 길을 잃고 대구 동부정류장(옛 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미아로 발견됐다. 이후 대성원(현재 대구아동복지센터)에 들어가 이듬해 6월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 위스콘신으로 입양됐다.
손씨는 지난 9월 16일 대구지방경찰청 장기실종수사팀 박동환 수사관에게 “가족을 꼭 한번 만나고 싶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고 입양 기록을 확인한 수사팀은 국제우편으로 DNA를 송부받아 김씨 DNA와 비교해 가족 관계인 것을 확인했다.
대구지방경찰청 장기실종수사팀은 손씨 외에도 지금까지 해외 입양 아동 26명에게 가족과 상봉하는 기쁨을 안겨줬다.
안중만 대구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장은 “입양 간 이들이 한국에 오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국제우편 등으로 DNA를 송부받고 있다”라며 “지금까지 해외 입양된 110명의 DNA를 등록했다”고 말했다./대구=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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