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진보성향 싱크탱크인 조세경제정책연구원(ITEP)의 분석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 400여개 대기업의 연방법인세 실효세율이 11.3%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ITEP가 지난 1984년 이 분석을 시작한 이래 최저 수준이다.
미국의 현행 연방법인세 법정세율은 21%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말 세법을 개정하며 35%에서 인하했다. 그러나 대기업이 각종 공제와 세금우대 등 감면혜택을 활용해 실제로 내는 세금인 실효세율은 법정세율의 절반 수준이다. ITEP 분석자료에 따르면 2008~2015년 이들 대기업의 실효세율은 21%였다.
이에 따라 미 정부의 법인세 수입은 2017년 3,000억달러에서 지난해 2,040억달러로 급감했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약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법정세율인 21%를 냈다면 법인세수가 739억달러 더 늘었을 것으로 ITEP는 분석했다.
WP는 기업이 세율 인하로 투자를 늘릴 수 있다고 말하지만 많은 부분은 주식시장으로 흘러가 새로운 투자나 고용창출 없이 주가를 올리는 데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다국적기업이 조세회피처로 그들의 이익을 점점 옮김에 따라 각국이 기업 과세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으며 2018년 한 연구는 전 세계 평균 법인세율이 1985년 49%에서 지난해 24%로 급락했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고 WP는 전했다.
이에 따라 ITEP는 기업이 각종 감면을 받더라도 최소한의 세금을 납부하게 하는 최저한세 같은 제도와 기업 임원의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을 제한하는 보완장치 마련을 요구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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