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을 두고 미국 주요 언론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려는 이 대통령의 노력이 성과를 거둬 첫 만남이 우호적이고 친밀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호평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5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은 북한, 국가 안보, 조선업 분야에서의 긴밀한 협력에 낙관적인 입장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만나 2시간 20분 동안 회담을 가졌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고 ‘우리는 당신과 100% 함께한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한국의 정치적 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수십 년 된 동맹국과의 긴장을 악화시켰던 발언과 대조적”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발언을 소개하느라 예정된 회담 시작 시간을 넘기기도 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이날 정오에 백악관에 도착하기로 했다가 32분 더 늦춘 오루 12시 32분에 회담 장소를 찾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라며 “숙청 또는 혁명같이 보인다”고 적었다. 이어 백악관에서 열린 ‘범죄와 전쟁’ 관련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최근 며칠 동안 한국에서 교회에 대한 압수수색, 한국 새 정부에 의한 매우 공격적인 압수수색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들은 심지어 우리 군사 기지에 들어가 정보를 수집했다고 들었다”며 “그렇게 해서는 안 됐을 것인데 나는 안 좋은 일들을 들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오벌 오피스(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두 정상 간 회담에서는 환담이 오갔다고 전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한국 특별검사팀은 경기 오산 공군기지의 미군 시설이 아니라 한국 공군 시설을 수사 대상으로 삼았다”고 설명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교회 압수수색에 관한 소문이 있었는데 오해라고 확신한다”고 말을 바꿨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한 이 대통령의 노력이 성과를 거뒀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서는 한국의 정치적인 여건을 비판했지만 회담에서는 긴장을 피했다”고 보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SNS 발언과 관련해 “이 대통령이 지난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처럼 궁지에 몰릴 수도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자신의 앞선 발언을 오해로 결론 내리고 ‘한국에 대해 매우 따뜻하게 느낀다’고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WP는 또 이 대통령이 회담 초반에 오벌 오피스 새단장과 세계 평화를 위한 노력,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최고치 기록 등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찬사를 건네고 “북한에도 트럼프월드를 지을 수 있게 해달라”고 농담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웃게 만들었다고 짚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은 피살 위험에서 살아남는 등 여러 공통된 경험을 갖고 있다”며 “두 지도자가 첫 만남으로 친밀한 관계(rapport)를 형성하는 기회가 됐다”고 분석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을 마친 뒤 진행한 포고문 서명식에서 이 대통령에 대해 “이 대통령은 매우 좋은 남자(guy)이며 매우 좋은 한국 대표”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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