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 중심의 도시개발에서 시민 삶의 질을 제고하는 도시관리로 부산시 도시계획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는 도시의 적정 인구규모와 개발용량을 제시할 수 있는 도시 수용력에 기반한 도시계획을 통해 도시계획 서비스 불균형과 행정비용의 비효율적 집행 등에 따른 도시문제를 해결하자는 주장을 담았다.
부산연구원은 25일 BDI 정책포커스 ‘도시 수용력, 부산시 도시계획의 새로운 접근’ 보고서를 내고 도시 수용력 기반의 도시계획 방향을 제시했다. 도시 수용력(Urban Carrying Capacity)은 도시의 적정 인구 규모와 개발용량을 제시하는 개념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봉철 연구위원은 과거 개발지향적 경제성장 중심의 도시 발전 정책으로 부산시의 수용능력이 고려되지 못한 결과 도시의 외연적인 확산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위원은 “과도한 인구 예측에 의한 중·장기 계획 수립 및 적용 시 주택, 기반시설 등 도시계획 관련 서비스의 불균형과 행정비용의 비효율적 집행이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도시 수용력에 기반한 도시계획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 연구위원은 저성장과 인구 감소 등 부산시의 사회적 여건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도시계획 및 관리에서의 변화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독일과 미국을 사례로 꼽았다. 독일 베를린 시의 경우 계획인구 감소를 고려하지 않은 과다 예측으로 주택, 기반시설 등 도시계획 서비스와 행정력 낭비가 발생했으나 도시 수용력을 고려한 전략으로 삶의 질 제고를 위한 문화창조도시로 변모했다. 미국 포틀랜드 시는 과거 자동차 중심의 도시개발에 따른 무계획적 확산 등으로 도시기반시설 용량부족, 도시환경 악화 등의 도시문제가 발생했으나 도시 수용력을 고려한 도시성장경계 중심의 도시관리를 통해 ‘살고 싶은 도시’로 바뀌었다.
박 연구위원은 이 사례를 들며 “도시계획과 관리의 중추인 도시기본계획 및 도시관리계획 수립과 정책결정을 구체화하기 위해선 부산시 적정 인구, 개발용량의 파악과 예측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도시 수용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계획된 도시개발사업, 도시환경정비사업 등에 대해 도시 수용력에 기반해 적정 인구 규모, 개발용량을 예측해 실현 가능성을 평가하고 사업 우선순위를 정해 도시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도시기본계획과 연계된 법정계획인 주거종합계획 수립 때 부산시 적정 인구 및 주택수요를 산정해 주택공급의 효율성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도시 수용력 평가를 통한 적정 인구 및 개발용량 산정을 바탕으로 2030부산시도시기본계획의 수정, 보완을 통해 도시계획 서비스 불균형 및 행정력 낭비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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