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문 대통령은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모병제가 “우리 사회가 언젠가 가야 할 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은 우리가 현실적으로 모병제를 실시할 만한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서 “부사관 같은 직업 군인을 늘리고 급여도 높여 나가서 늘어나는 재정을 감당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병역 중심이 아니라 첨단 과학 장비를 중심으로 전환해서 병력 수를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더 발전시켜 평화 정착 등을 갖추면서 모병제를 연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자신이 군대 갈 나이가 되기 전까지 모병제로 전환되느냐’는 고교생의 질문에 “본인은 모병제 혜택을 못 볼 것 같다”고 농담조로 답했다. 문 대통령은 “옛날에는 건강한 육체 능력이 기본적으로 필요했지만 지금은 레이더 근무 등 강건한 체력이 필요 없는 게 많다”며 “제 생각엔 가급적 모병제가 되기 전까지는 모든 분들이 복무하면서 대신에 복무기간을 단축시키고 자신의 적성 능력에 맞는 보직에 배치해주는 노력을 먼저 선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동성애 및 동성혼과 관련해서는 “원론적으로 찬성하지만 동성혼 문제는 합법화하기에 우리 사회가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건 엄연한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뉴질랜드 및 미국 등을 사례로 들며 “뉴질랜드는 동성혼이 합법화되기까지 사회적 갈등과 논란을 겪어왔다”며 “연방 대법원 판결에 의해 동성혼이 합법화된 미국도 오랫동안 수많은 갈등을 겪고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도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을 때 합법화가 가능한 문제라 생각한다. 동성애가 차별받으면 안 된다는 생각도 가진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낮은 20대 지지율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래도 20대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고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제가 20대 젊은 층들의 기대에 전부 다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솔직히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번 조국 장관을 통해 한번 더 부각 됐지만 여러 과정에 내재 돼 있는 불공정한 요소를 해결하지 못한 것에 대한 실망감이 있다고 생각하고 충분히 이해가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 20대들도 실망감을 표현한 거지 외면한다 생각하지 않는다. 더 많은 기대 속에서 더 많은 요구에 부응하겠다”고 답했다. 양성평등 문제에 있어서도 “차별이 존재하는 건 엄연한 현실”이라며 “양성평등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겠다”고 말했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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