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은 물론 세부 노선도 없이 정부가 발표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D 노선을 놓고 벌써부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D 노선의 출발을 ‘김포’로 하느냐 ‘인천(인천공항)’으로 하느냐를 놓고 지자체는 물론 정치권도 여론전에 가세하고 있는 것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D 노선 논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달 31일 수도권 서부지역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 GTX를 추가하는 것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김포 노선’을 주장하는 쪽이다. 핵심은 김포를 출발로 하는 것이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GTX-D(김포-하남 광역급행철도)의 조기착공을 청원 합니다’ 민원에는 현재 1만 명이 넘는 인원이 동의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박진영 전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 대변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청원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다.
김포 노선을 주장하는 청원이 올라오자 5일에는 반박성 청원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최근 노선이 확정되지도 않은 가칭 GTX-D 노선을 김포 검단이라고 말하는 가짜뉴스가 판치고 있다”며 “GTX-D의 노선은 서쪽으로는 당아래역에서 대장신도시, 계양, 서구, 청라, 인천공항으로 연결되는 게 최적의 노선”이라고 주장했다. GTX-D 노선의 기점이 김포가 아닌 인천공항으로 해서 청라와 당아래를 거쳐 수도권 동부로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이 같은 인천 중심의 노선 구상을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게 전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청원에는 현재까지 1,400여 명 이상이 동의했다.
정부에 따르면 GTX-D 노선 윤곽은 내년 하반기께나 드러난다. GTX-D 노선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정부가 2021년 상반기 고시예정인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2021~2030)’에 반영돼야 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 하반기 결론을 목표로 용역을 진행 중이다.
현재 정부는 신규 GTX의 기점과 노선에 관해 함구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당아래-오류동-가산디지털단지역-강남역-잠실역’을 잇는 ‘남부광역급행철도’와의 연관성을 높이 보고 있다. 대광위 관계자는 지난 31일 발표 현장에서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신규 GTX 노선의 경우 서울 2호선의 교통 수요도 함께 봐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남부광역급행철도는 애초 서울시 측에서 ‘2호선 급행노선’의 개념으로 추진했던 사업이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재 국토부 측과 GTX-D 노선과 관련해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김흥록기자 ro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