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이 포르도 농축 시설에서 우라늄 농축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IAEA는 이날 분기별 보고서를 내고 “11월 9일부터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그 시설(포르도)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의 농축 우라늄 저장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농도 역시 핵합의에서 제한한 한도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이란의 농축 우라늄 저장량은 현재 372.3kg으로, 이는 핵합의 한도량인 202.8kg을 169.5kg 초과한 것이다. 우라늄 농축 농도는 4.5%로, 핵합의 제한 농도(3.67%)를 초과했다. 다만 앞선 분기 보고서와 비교하면 농도 변동은 없는 상태다.
4.5%는 원자력 발전소의 핵연료봉으로 쓸 수 있는 산업적 수준의 저농축 우라늄(LEU)으로 분류된다. 핵무기를 제조하려면 농도 90%의 고농축 우라늄(HEU)이 필요하다.
IAEA는 또 이란이 핵합의에서 언급되지 않은 원심분리기를 설치했으며, 원심분리기 테스트를 위해 새로운 시설도 준비하고 있다고 보고서에 적었다. 앞서 이란은 지난 6일 핵합의에 따라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한 포르도 시설의 원심분리기에 우라늄 기체(육불화 우라늄)를 주입하고 농축을 재개하면서 농도를 4.5%로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란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파기하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지난 5월부터 60일 간격으로 핵합의 이행 범위를 단계적으로 축소했다. 포르도 시설 가동은 이란의 4단계 조처다. 이란은 이같은 조처가 다른 서명국이 합의를 지키지 않으면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이란도 핵 프로그램 제한·동결 조항의 일부를 이행하지 않을 권리를 부여한 핵합의 26, 36조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유럽 서명국(영·프·독)에 미국이 제재한 이란산 원유 수입과 금융 거래를 재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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