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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분쟁지역 시코탄섬 지배력 과시…아베 방러 맞춰 심기 자극

대규모 산업시설 가동 축하영상

양국 정상회담은 진전 없이 끝나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중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로이터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동방경제포럼 참석차 러시아를 방문하고 있는 와중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일본과 영유권 분쟁 중인 시코탄섬의 대규모 수산가공시설 가동을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다. 시코탄섬의 발전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면서 동시에 일본을 흔들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5일 요미우리신문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남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중 하나인 시코탄섬에 러시아 기업이 정비한 대규모 수산가공시설 가동을 축하하는 모습이 영상을 통해 중계됐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극동 하바롭스크 공항 신여객터미널에서 열린 신규 개발 사업 가동식에도 비디오 중계를 통해 참여했다.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방문 중인 아베 총리 보란 듯이 북방영토의 대규모 가공시설 가동식에 참여한 것은 일본과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시코탄섬에 대한 지배력을 과시하고 일본을 자극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시코탄섬을 포함한 남쿠릴 4개 섬은 현재 러시아가 실효지배 중이며 일본은 지난 1956년 체결된 양국 간 공동선언에 근거해 영토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양국이 국교를 정상화하면서 체결한 공동선언에는 ‘평화조약 체결 이후 4개 섬 중 시코탄과 하보마이를 일본에 인도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당초 4개 섬 반환을 요구하던 일본은 전략을 바꿔 시코탄·하보마이 등 2개 섬이라도 돌려달라는 입장이지만 러시아는 평화협정을 우선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2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4개 섬 가운데 하나인 이투루프섬을 방문하자 일본이 즉각 항의하는 등 남쿠릴열도 섬을 놓고 양국 간에 외교 공방전이 이어지고 있다.

교도통신은 이날 오후 동방경제포럼과 별도로 진행된 푸틴 대통령과 아베 총리 간 정상회담에서도 북방영토 문제를 포함한 평화조약 체결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진전은 없었다고 전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평화조약 체결과 관련해 미국을 포함한 제3국에 대한 일본의 의무를 고려해야 한다”며 미일 안보조약이 평화조약 체결에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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