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성을 갖는 물질이라고 하면 흔히들 금속을 떠올리는데 탄소 기반의 ‘유기 물질’을 이용해 자성을 갖게 하는 방법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백종범·유정우·박노정 교수 공동연구팀은 탄소 물질이 상자성(외부에 자기장이 있으면 외부 자기장의 방향으로 자기적 성질을 가지지만, 그 자기장이 사라지면 다시 자기적 성질을 잃는 성질)을 갖도록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은 탄소 구조체 내부에 구멍 형태의 결함을 도입하자 외부 자기장을 받고 자성을 띤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방법으로는 상자성을 띠는 탄소 구조체를 대량으로 합성할 수 있다. 또 이 물질이 자성을 띠는 이론적 원리도 규명했다.
물질의 자기적 성질은 원자 속 전자의 자전 운동인 ‘스핀’에 의해 결정된다. 스핀 방향이 외부 자기장 방향과 일치할 때, 우리가 흔히 아는 자석의 성질이 나타난다. 탄소 원자들이 육각형으로 잘 정렬된 그래핀에서는 스핀 방향과 외부 자기장 방향이 서로 반대되므로 일반적인 자성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새로운 합성법을 이용하면 그래핀과 유사한 구조의 탄소 물질이 상자성을 띠게 만들 수 있다. 탄소 물질의 합성온도를 낮추면서 대량 합성에 성공한 방식이라 향후 응용하기에도 유리할 전망이다.
제1 저자로 연구를 주도한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정선민 박사는 “비교적 손쉬운 합성 조건에서 상자성을 갖는 탄소 박막을 대량합성할 수 있어 산업에 적용이 쉬울 것”이라며 “MRI 조영제로 유기물을 이용하는 연구는 물론, 합성한 물질에 구멍이 많다는 점(다공성)을 이용해 흡착물질이나 전극 재료 등 다양한 방면으로도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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