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 차관이 한일갈등의 분수령이 될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대일(對日) 메시지가 공개된 직후인 16일 만날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한일 양국 모두 ‘수출규제’ 등 피해를 감내해야 하는 고육지책인 경제전쟁이 부담스러운 만큼 광복절 대일 메시지를 계기로 갈등 봉합에 나설 지 주목된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아키바 다케오(秋葉剛男)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광복절 직후 제3국에서 회담할 것으로 전해졌다.
동남아시아에서 열릴 것으로 보이는 한일 외교 차관 회담에서는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및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 등을 둘러싼 양국 갈등의 해소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회담이 제3국에서 열리는 것은 한일관계에 쏠리는 관심이 큰 만큼 양국에서 회담을 진행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회담에 나서는 조 차관은 주일대사관 공사참사관, 대통령 일본어 통역, 외교부 동북아국장 등을 역임한 외교부 내 대표적 ‘일본통’이다. 조 차관은 회담에서 지난 6월 일본에 제안한 ‘한일 기업이 자발적으로 기금을 모아 위자료를 지급하자’는 이른바 ‘1+1’안의 취지를 거듭 설명하며 일본에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할 것을 촉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정부가 이미 한국정부가 제안한 1+1 방안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힌 만큼 기존의 기금조성 방안으로는 돌파구가 열릴 가능성이 낮다.
외교가에서는 기존의 ‘1+1(한국 기업+일본 기업)’ 기금 마련안에 ‘+α(한국 정부)’를 추가하는 방안을 통해 일본을 설득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문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진전된 한일갈등 메시지를 내놓을 경우 양국관계가 극적으로 봉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양국은 내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가능성이 큰 한일중 외교장관회담을 계기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 간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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