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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경매방식 부동산 소유권 취득은 전 주인 권리 이어받는 '승계취득'"

경매방식 부동산 취득도 매매의 일종

새로운 권리 발생으로 볼 수 없어

세율 낮은 '원시취득' 적용 불가





경매 방식으로 부동산 소유권을 얻는 것은 소유권이 새로 발생하는 ‘원시취득’이 아닌 전 주인 등의 권리를 이어받는 ‘승계취득’으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박양준 부장판사)는 A씨 등이 영등포구청을 상대로 “취득세 등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A씨 등은 지난 2013년 영등포구에 있는 건물의 소유권을 경매로 취득한 후 총 2억2,591만여원을 취득세 등 명목으로 납부했다. 이후 이들은 “부동산을 경매로 취득한 것은 원시취득에 해당한다”며 승계취득 세율을 적용해 납부한 취득세 등을 원시취득 세율로 고쳐달라고 요구했다. 원시취득 세율이 승계취득 세율보다 낮기 때문이다.

관련 법에 따르면 원시취득의 세율은 2.8%지만 그 밖의 원인으로 인한 부동산 취득은 농지가 3%, 농지 외 지역이 4%다. 다만 경매를 통한 부동산 취득은 명시적인 세율 규정이 없다.



A씨 등은 “부동산을 취득할 당시 종전 권리의 제한과 하자를 전혀 승계하지 않았으니 원시 취득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영등포구청은 “경매로 인한 부동산 취득은 원시 취득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를 거부했고, A씨 등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영등포구청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경매에 의한 부동산 취득이 원시 취득이 아닌 승계 취득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시 취득이란 신축 건물의 소유권 취득, 무주물 선점, 유실물 습득, 매장물 발견 등 어떤 물권이 특정인에게 새로 발생하는 것”이라며 “승계 취득은 물권이 타인으로부터 승계되는 것으로 매매에 의한 소유권 취득과 상속·회사 합병에 의한 소유권 취득 등을 예로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매는 관련 절차를 국가가 대행해주는 것일 뿐 본질적으로 매매의 일종”이라며 “민법에서도 경매가 사법상 매매임을 전제로 매도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고, 대법원도 일관되게 경매를 통한 취득이 승계 취득이라는 입장을 보여왔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매는 사회적 생산과 부에 기여하는 새로운 권리의 발생으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원시 취득에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취지는 승계 취득에 비해 새로운 권리를 발생시킴으로써 사회적 생산과 부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데 있다”며 “경매는 새로운 권리를 발생시켰다고 볼 수 없으니 그러한 관점에서 보더라도 원시취득으로 취급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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