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지난주 말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시위와 함께 대규모 친중파 집회가 열리면서 송환법을 둘러싼 홍콩 사태가 세 대결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저녁 홍콩 입법회와 정부청사 건물이 있는 애드머럴티 지역 타마르공원에서 친중파 진영이 개최한 ‘홍콩을 지키자’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31만명(경찰 추산 10만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주최 측의 요구로 하얀색이나 파란색 상의를 입었다.
집회에서 친중파는 최근 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홍콩의 안정과 번영을 해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친중파 정당인 민주건항협진연맹의 스태리 리 주석은 “폭력분자들이 홍콩을 더 파괴해서는 안 되기에 경찰의 법 집행을 지지한다”며 “대화만이 사회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도 7주째 계속됐다. 홍콩 재야단체 연합인 민간인권전선은 21일 코즈웨이베이의 빅토리아공원에서 센트럴에 있는 대법원까지 시위행진을 조직했다. 이날 주최 측 추산 43만명(경찰 추산 14만명)이 행진에 참가했다. 대부분 검을 옷을 입은 시민들은 송환법 완전 철폐, 캐리 람 행정장관 사퇴, 경찰의 시위대 과잉진압 조사와 처벌, 완전한 민주선거제 도입 등을 요구하면서 행진해 ‘검은 바다’를 방불케 했다.
앞서 20일 홍콩 경찰은 홍콩 췬안 지역의 한 건물을 급습해 고성능 폭발 물질인 TATP 2㎏ 등 무기들을 소지한 27세 남성을 체포했다. 이 청년은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단체인 홍콩민족전선의 조직원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입법회 건물 점거 등 과격시위를 주도한 700여명을 추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만 언론들은 30여명이 대만에서 정치적 망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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