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한 달을 맞은 국내 최초의 입국장 면세점이 주류, 향수·화장품 위주로 판매가 이뤄지면서 해외 여행객들이 여행기간 내내 면세품을 들고 다니는 불편함을 더는 데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특정 제품으로의 쏠림 현상이 매출액 부진으로까지 이어져 판매품목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5월31일부터 6월30일까지 한 달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면세점 총 매출액은 54억9,5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매출액으로는 1억7,000만원 수준이다. 입국장 면세점은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1층 수하물 수취지역 동·서편에 각각 1곳씩 총 2곳과 제2여객터미널 수하물 수취지역 중앙 1곳으로 중소·중견기업인 ㈜에스엠면세점와 ㈜엔타스듀티프리가 운영 중이다.
품목별로는 무겁고 깨지기 쉬운 제품 위주로 판매가 이뤄졌다. 전체 열 가지 품목 가운데 주류 판매액이 31억8,500만원(58%)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그 다음으로 향수·화장품이 8억4,900만원(15.5%), 패션, 전자제품, 음반 등 기타 품목이 14억6,100만원(26.6%)어치 팔렸다. 입국장 면세점 특성상 귀국자들이 몰리는 주말 매출액이 가장 높았다. 요일별 매출액은 일요일이 12억6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토요일 10억8,200만원, 금요일 8억8,600만원, 월요일 6억5,000만원, 목요일 5억7,100만원, 수요일 5억5,600원, 화요일 5억4,400만원순으로 집계됐다.
공사 관계자는 “당초 취지에 맞게 여행객들이 주로 무겁고 깨지기 쉬운 주류나 향수·화장품을 구입해 여행기간 내내 면세품을 들고 다니는 불편함이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며 “출국장 면세점 이용객이 분산되는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고 평가했다.
입국장 면세점 매출액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엇갈린 평가도 나왔다. 앞서 공사는 입국장 면세점이 도입되면 해외 면세점 소비의 일부를 국내 소비로 전환해 물론 관광수지 적자 개선, 내수 진작 및 일자리 창출 등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같은 기간 출국장 면세점 매출액(2,285억원)과 비교하면 입국장 면세점 매출액은 40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일 평균 매출액 역시 공사가 당초 예상한 매출액 3억원에도 한참 못 미치는 액수다.
판매부진의 원인으로는 품목 규제가 꼽힌다. 입국장 면세점은 출국장 면세점 판매품목 중 일부만을 허용하고 있다. 과일이나 축산가공품 같은 검역대상 품목은 판매할 수 없다. 명품이나 담배 같은 인기 판매품목도 입국장 혼잡을 초래하고 국내 시장이 교란될 수 있다는 우려로 판매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상품 다양성이 떨어지다 보니 국내 소비자를 중심으로 특정 소비층만 몰린다는 것이다. 주류·화장품 등 제품으로의 쏠림 현상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현행 600달러로 제한한 입국장 면세 한도도 물가상승률에 맞게 상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공사도 입국장 면세점을 활성화하기 위해 품목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공사 관계자는 “입국장과 출국장 면세점은 이용객이 머무는 시간이 다르고 판매품목의 차이가 커 단순하게 매출액만 놓고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관세청과 입국장 면세점 입점 브랜드 및 품목 확대를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종도=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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