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당사국들에 제시한 대(對)이란 경제제재 해제 등 최후 통첩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마지드 타크트-라반치 유엔 주재 이란 대사가 핵합의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갈등이 “미국에서 비롯됐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타크트-라반치 대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CNN방송에 출연해 “국제 사회의 다른 나라들이 이란과 핵문제를 논의하던 도중 미국이 협상 테이블을 떠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이 갑자기 핵합의를 탈퇴했다”며 “현재 핵합의를 둘러싼 모든 혼란과 문제는 미국의 그 결정에서 비롯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현 상황을 제자리로 되돌리기 위해 미국이 가장 먼저 할 일은 협상장에 돌아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기에 부족하다며 지난해 5월 JCPOA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경제·금융 제재를 복원했다. 이에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지난 5월 대국민 연설을 통해 우라늄 농축 등 일부 핵개발 활동 재개를 선언하며 영국·프랑스·독일 등 핵합의 당사국 유럽을 향해 대(對)이란 원유 및 금융거래 정상화를 요구한 상태다. 당시 이란은 향후 60일을 데드라인으로 내걸었고, 오는 6일이 시한 만료일이다.
타크트-라비치 대사는 미국과 이란의 직접 대화 가능성에 대해 “대화와 협박은 양립할 수 없다”며 핵합의에서 약속한 대로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대해 “우리는 이미 8년간 이라크와 전쟁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했다”며 “이번에도 충분히 미국의 압박을 이기고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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