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또다시 미일 안보조약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실제로 개정에 나서기보다는 안보 문제를 지렛대로 사용해 통상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 G20 정상회의 폐막 후 오사카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일 안보조약에 대해 “불평등한 합의”라고 불평했다. 그는 “(미일 안보조약)을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고 (일본에) 전달했다”면서 다만 “조약을 파기할 의향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일본으로 출발하기 직전에도 “일본이 공격받으면 미국은 싸우게 되겠지만, 일본은 소니 텔레비전으로 (미국에 대한) 공격을 지켜보면 된다”라며 미일 안보조약에 대해 불만을 쏟아낸 바 있다. 이보다 이틀 전인 24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과의 대화에서 미일 안보조약의 폐기를 언급했다는 블룸버그통신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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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여러 차례 “조약이 불평등하지 않다”고 해명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30일에도 후지TV에 “명쾌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서 미일 안보조약에 관한 것은 전혀 없었다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일련의 발언은 제3자에게 한 것으로 지금의 정부의 입장에서 반응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압박에도 실제 당장 조약을 전면 개정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교도통신은 일본과의 통상 협상을 흔들기 위한 노림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일본을 방문해 미일 간 동맹을 과시하면서도 통상 압박을 하는 발언을 계속해 일본은 당황스럽게 만들고 있다. 그는 28일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무역, 군사, 국방 무기 구입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고 일본을 압박했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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