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 강경정책을 주도하는 배후 인물로 이란 출신의 나작 니카흐타르(사진)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 국장대행이 주목받고 있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거래금지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상무부가 수출금지 리스트에 화웨이를 올린 과정을 감독한 사람이 니카흐타르 국장대행이라며 그가 무역전쟁에서 미국의 강경노선을 주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니카흐타르 국장대행은 평소 공개 발언을 하지 않지만 측근들에게 “세계 공급 체인망의 상당 부분이 중국으로 옮겨갔다”며 “중국이 미국 안보에 엄청난 위협이 될 수 있어 두 국가를 떼어놓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고 FT는 전했다. 2017년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도 그는 “미국의 공정무역이 항상 상호주의에 바탕을 둔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잃고 일방적으로 손해를 본다”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도 일맥상통한다.
통상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던 니카흐타르 국장대행은 윌버 로스 장관이 이끄는 상무부에서 지난해 산업 담당 차관보로 발탁돼 철강은 물론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작업까지 주도했다. 특히 그는 외국산 자동차 수입이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해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 내 ‘매파’인 니카흐타르 국장대행의 급부상은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도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직 고위 상무부 관계자는 “수출이 제한돼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막대한 손해를 볼 수 있는데다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이 제한돼 장기적으로 혁신성장의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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