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동시다발적인 산불이 발생하면서 그야말로 ‘역대급’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4일 강원도 고성을 비롯해 하룻밤새 전국 18곳에서 화재가 나 365ha(365만㎡)에 이르는 산림이 불에 탔습니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1.2배가 잿더미로 변한겁니다. 1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습니다.
▲하늘에서 본 강원도 지역 산불 피해상황 |
올들어 산불 발생 건수는 98건. 하루 평균 3.4건씩 발생했고, 최근 10년 평균 26건에 비하면 무려 3.8배에 달합니다. 1월 기준으로 산불 피해면적은 48.5ha로 10년 평균치에 비해 2.3배 늘었습니다. 10여 년 전에는 천년고찰 낙산사가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해버리기도 했는데 유독 강원 동해안 지역에 산불이 많이 나는 이유는 뭘까요.
강원도 지역은 최근 한달 넘게 건조 특보가 이어졌습니다. 산불이 난 곳의 습도는 16%까지 떨어져 있었습니다. 습도가 이렇게 낮아지면 나뭇잎의 수분함량이 10% 아래로 떨어지면서 산불 확산속도가 더 빨라지게 됩니다.
겨울이 되면 서쪽에 고기압, 동쪽에 저기압이 머무는 서고동저형 기압배치가 이뤄지는데 이 때문에 차갑고 건조한 북서풍이 붑니다. 이 북서풍은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푄 현상으로 더 건조해지는데 이 영향으로 고성 등 동해안 지역은 무척 건조해집니다.
강한 바람도 피해를 키웠습니다.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순간 최대 풍속 초속 26.5m에 이르는 ‘태풍급’ 강풍을 타고 급속하게 번져나갔습니다.
또 동해안에 많은 소나무 숲도 불길 확산에 취약합니다. 소나무는 정유 물질(기름 성분)이 20% 정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불이 붙었을 때 불이 강하고 오래 지속됩니다.
또 산의 경사가 30도가 되면 불이 위쪽 나무로 잘 옮겨붙으면서 산불 확산 속도가 3배 정도 빨라지는 점도 산지가 대부분인 동해안 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빈발하는 이유입니다.
당분간 동해안에는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작은 불씨가 큰 산불로 번질 가능성은 여전히 큰 상황입니다. /김경훈기자·영상편집=강신우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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