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중국 기업들의 이익이 예상을 크게 밑돌며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경기둔화로 중국 경제가 점차 한계상황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2월 중국의 공업기업 이익은 총 7,080억위안(약 119조6,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무려 14.0%나 감소했다. 이는 직전 발표된 지난해 12월의 -1.9%에서 감소폭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같은 수치가 관련 통계가 정비된 2011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공업기업 이익 증가율은 주요 공업 분야 기업들의 수익성 동향을 나타내는 지표로 연 매출 2,000만위안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진다. 이익률은 지난해 11월 1.8% 감소해 3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바 있다.
공업이익 증가율 악화는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파 속에서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제조업의 수익성이 악화한 추세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세부적으로는 자동차제조업 수익이 42.0% 급락했고 스마트폰 등 컴퓨터·통신·전기설비제조업이 21.6% 감소했다.
국가통계국은 이날 “춘제 연휴가 기업의 생산과 운영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도 춘제가 있었다는 점에서 면피성 해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최근 발표되는 1~2월 지표들이 일제히 곤두박질치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추세라면 지난해 달성한 경제성장률 6.6%는 물론 올해 ‘바오류(保六·6% 이상)’ 목표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간 산업생산 증가율은 5.3%로 10년 만에 최저치였고 소매판매 증가율도 15년 만에 최저 수준에서 정체돼 있다. 이 기간 수출은 4.6% 줄어들었다.
SCMP는 “밀어내기 수출과 판매가 어느 정도 해소된 상태에서 4월에 나오는 지표들이 미중 무역전쟁의 실제 효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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