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우월주의자의 소행인가.
뉴질랜드 남섬의 가장 큰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시의 이슬람 사원(모스크)에서 백인 우월주의자 소행으로 보이는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 40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15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헤럴드에 따르면 이날 크라이스트처치 중심부 헤글리공원에 위치한 마스지드 알 누르 모스크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9명에서 27명이 사망했다.
총격 사건은 인근 또다른 모스크에서도 일어났다. 한 목격자는 이날 오후1시45분께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마스지드 알 누르 사원에 들어오는 것을 봤고 이어 29발의 총성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현지 뉴스 웹사이트 스터프는 30명가량이 숨진 것으로 보이며 40~50명이 부상한 것 같다고 보도했다.
뉴질랜드 경찰은 “남성 3명과 여성 1명으로 구성된 용의자 4명을 체포했으며 그들의 차량에서 폭발물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현재 크라이스트처치의 학교와 공공건물은 모두 문을 닫았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은 뉴질랜드에서 가장 어두운 날 중 하나”라며 “명백히 가장 폭력적인 행동이 이곳에서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현지 매체들은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직전 누군가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총기 난사를 생중계하기 위한 링크를 올렸다고 밝혔다. 트위터 게시물에는 성명서와 총기와 탄약 사진도 포함돼 있었다. 자신을 호주에서 태어난 28세 백인이라고 소개한 남성은 성명에서 “우리의 땅을 침략자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민율을 직접적으로 낮추려는 의도”라고 덧붙였다. 현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한 남성이 모스크에 뛰어들어간 뒤 무작위로 총을 난사하는 동영상이 돌아다니고 있다.
당시 사건 현장 인근에는 방글라데시 크리켓팀도 있었으나 전원 구조됐다. 한 선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팀 전원이 격렬한 총격범들 사이에서 목숨을 건졌다”고 썼다. 방글라데시팀은 16일로 예정된 뉴질랜드팀과의 경기 차 현지에 머무르고 있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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