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부터 대구에도 전기시내버스가 처음으로 투입된다. 미세먼지가 날로 심각해지면서 대기오염 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전기·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시내버스를 도입·확대하려는 지방자치단체가 급속히 늘어날 전망이다.
10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이달 25일 오전 5시30분 첫 차부터 시내버스 503번과 730번 노선에 전기버스 10대를 투입한다. 투입 차종은 현대자동차의 ‘일렉시티’와 우진산전의 ‘아폴로1100’ 모델 각 5대씩이다. 모두 장애인과 노약자들이 이용하기 편리한 저상형 버스로, 조만간 차량을 인도받아 테스트 운행을 시작한다. 전기버스 운행을 위한 충전시설 4기도 각 차고지에 구축 중이다.
503번과 730번 모두 편도 운행거리가 30㎞ 안팎의 단거리 노선이어서 이번에 도입되는 전기버스의 1회 평균 충전거리(250~300㎞)를 감안할 때 운행에 어려움은 없다. 특히 이들 노선은 대구 도심 한가운데인 대중교통전용지구와 달구벌대로 등을 통과함에 따라 홍보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시는 올해부터 매년 30대씩 전기시내버스를 추가 도입해 오는 2022년 130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황용하 대구시 버스운영팀장은 “전기버스는 모터로 운행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높은데다 오염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만큼 초미세먼지 등 심각한 대기질 문제를 개선하는데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구에서 운행 중인 시내버스 차량은 1,598대로 모두 천연가스(CNG)를 연료로 사용한다. 경유 차량보다는 매연 배출이 적지만 CNG 역시 일산화탄소·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 물질이 배출된다.
CNG를 전기버스로 전환하는데 가장 큰 부담은 가격이다. 전기버스는 대당 가격이 4억5,000만원 수준으로 2억원 정도인 일반버스보다 2배 이상 비싸다. 4억5,000만원 중 1억4,600만원은 정부로부터 보조받지만 나머지는 시비 보조와 버스업체 자체 부담으로 충당해야 한다. 현재 대구 외에도 부산(67대), 제주(63대), 서울(29대), 대전(2대) 등에서 전기시내버스를 도입, 운행하고 있다.
수소버스는 울산에서 운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전국 최초로 수소연료 전기버스가 시범운행을 시작했다. 울산시는 올해 3대의 수소버스를 추가하고, 오는 2030년까지 전체 시내버스 300여대 중 40% 이상을 수소버스로 대체할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기오염이 확산되면서 전국 지자체들이 앞다퉈 전기시내버스 도입·확대에 나서고 있다”며 “다만 수소버스는 충전 인프라 때문에 도입이 더딘 실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지자체별 전기시내버스 운행현황(단위 : 대)
서울 29
부산 67
대전 2
제주 63
나주 4
강릉 4
창원 2
김포 25
*2019년 2월 현재
*자료 : 각 지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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