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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86년 만에 첫 왕실인사 총리 도전··“요동치는 총선정국”

67세 우본랏타나 공주, 탁신계 정당 후보 출마

영화 출연·인스타팔로워 10만명 등 대중 인지도 높아

외신 “쁘라윳 현 총리에 엄청난 타격”

태국 3·24 총선에 도전장을 낸 우본랏타나 공주/EPA연합뉴스




외국인과의 결혼으로 한때 왕족 신분을 반납했던 태국 공주가 탁신계 정당의 총리 후보로 공식 지명되면서 3·24 태국 총선정국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8일 블룸버그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이날 타이락사차트당은 올해 68세인 우본랏타나 공주를 당의 총리 후보로 공식 지명했다고 밝혔다. 프리차퐁 퐁파닛 타이락사차트당 대표는 “당내 임원 회의 후 우리는 우본랏타나 공주를 총리 후보로 선출하기로 했다”며 “그는 지식과 능력이 많은 사람이며, 그는 영광스럽게 우리의 초대에 응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타이락사차트당은 2005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후 해외 도피 중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지지 세력인 푸어타이당의 ‘자매정당’이다. 우본랏타나 공주의 총리직 도전은 현실 정치에는 참여하지 않아 온 왕실의 오랜 전통을 깨는 것으로 태국 정계에 엄청난 파급력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NN은 “태국이 1932년 절대왕정을 종식하고 입헌군주제로 전환한 후 왕실 고위인사가 선거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우본랏타나 공주는 2016년 서거한 고(故) 푸미폰 아둔야뎃 전 국왕의 네 자녀 중 장녀이자, 마하 와치랄롱꼰(라마 10세) 현 국왕의 손위 누이다. 1951년 스위스에서 태어난 그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유학 중 만난 미국인 피터 젠슨과 1972년 결혼하면서 왕족 신분을 포기했다. 이후 MIT에서 이학사를 취득한 뒤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공중보건 석사학위를 받았다. 우본랏타나 공주는 결혼 이후 26년간 미국에서 살다가 1998년 젠슨과 이혼한 뒤 태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태국으로 돌아온 뒤 왕실로부터 공주 칭호를 받았으며, 4곳의 비영리재단을 이끌면서 마약 방지 캠페인, 자폐증 환자들과 빈민들에 대한 지원 등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우본랏타나 공주는 다른 왕실 형제들과는 주요 미디어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곤 했다”며 “몇몇 태국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으며 상당히 오랜 기간 태국 영화산업 대사 자격으로 칸영화제 등에 참석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열렬한 소셜미디어 사용자로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태국 민심에 절대적 영향력을 미치는 왕실의 공주가 탁신 전 총리는 지지하는 정당의 총리 후보로 나선 만큼 군부 정권 수장인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재집권 시나리오에 엄청난 타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쁘라윳 태국 총리도 기자회견을 통해 친(親)군부 정당인 팔랑쁘라차랏당의 총리 후보 지명을 수락한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출라롱콩대학의 국제관계 전문가 티티난 퐁슈히락은 “왕의 누이라는 왕실 고위인사가 총리직에 입후보 선언한 것은 전례가 없는 것이며 정치 지형을 요동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부터 선거에서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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