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방송된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멈추면 보이는 것 - 겨울 치악산에서’ 편이 전파를 탔다.
▲ 치악산 신림면, 신들의 숲에서 얻은 귀한 대물 - 칡과 복령
겨울 산행의 백미로 뽑힌다는 치악산! 그 안에 자리 잡은 신림면의 성황림마을은 ‘신들의 숲’이라는 신성하고 멋진 숲이 있는 마을이다. 소나무군락지로도 유명했던 마을은 옛날부터 약으로 쓰이던 복령과 칡이 많았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겨울에 감기를 예방해주며, 약재로 쓰이기도 했다는 복령으로 복령환을 만들어 두기도 하고, 복령을 얇게 썰어 넣고 복령떡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마을에서는 큰 칡을 캐면 칡즙을 내려서 먹었는데, 이 칡즙과 복령을 넣고 만든 복령칡밥은 단맛이 도는 건강한 약밥이 되어준다. 버섯을 따서 말려두지 않고 염장해서 보관한다는 마을 사람들의 지혜가 담긴 염장 버섯과 칡즙, 그리고 복령을 넣고 끓여낸 복령버섯전골은 추운 겨울도 이겨낼 든든한 보양식이 되어준다. 겨울 산이 준 고마운 칡과 복령으로 선물 같은 겨울 별미를 담아본다.
▲ 1300도의 뜨거움, 치악산의 겨울은 숯 굽는 계절
참나무 군락지로도 유명한 치악산은 겨울이면 벌목이 한창이다. 추운 겨울, 숯가마에서 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에겐 가장 오래된 연료인 숯, 그 숯을 넣고 지어 만든 숯밥과 숯불에 구운 숯불돼지구이로 이 겨울 뜨거운 밥상을 만나본다.
▲ 은혜 갚은 꿩 이야기의 배경 치악산, 오래된 추억의 이야기를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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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의 설화를 담고 있는 산, 치악산! 산세는 험해도, 먹을 것이 많고 물이 맑다는 치악산은 옛날에 꿩이 많이 살았던 지역이기도 하다. 화전민이 들어오고 콩 농사를 짓던 마을 사람들에게는 꿩은 골칫거리이기도 했다. 그랬던 꿩은 겨울에 먹어야 더 맛있다고 하는데, 처마 밑에 걸어두고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해서 한 마리씩 두고두고 먹었다고 한다. 꽁꽁 언 꿩의 가슴살을 발라내어 꿩육회도 만들어서 먹고, 남은 뼈와 고기는 가마솥에 넣고 푹 끓여 만둣국의 육수를 낸다. 빙판에 두들겨 다진 꿩고기는 속을 넣고 빚어 꿩만두를 만들어 우려낸 육수에 넣고 뜨끈한 꿩만두국도 한 그릇 끓여 낸다. 제사상에 올렸다는 꿩전도 만들고, 지난 시절, 술안주로 제격이었다는 꿩볶음도 만들며 추억을 떠올려본다. 겨울 별미이자 최고의 보양식이 되어주었던 꿩, 꿩 음식 하나하나에 담겨있는 산촌 마을 사람들의 지혜를 만나본다.
▲ 북풍한설 잊게 하는 달콤함 - 황골마을 옥수수갱엿과 엿술
치악산 가장 높은 골짜기에 자리 잡은 황골마을. 농사라곤 옥수수 농사가 전부였던 지난날, 겨울이면 옥수수로 엿과 조청을 만들어 내다 팔고, 소금과 쌀을 사 오며 생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엿술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황골 사람들의 달콤한 이야기를 만난다.
▲ 첩첩산중 고립무원, 산이 좋아 산에 산다네 - 부곡리 마을의 산촌 별미
원주와 횡성의 경계에 있는 치악산, 황골에서 곧은치를 넘어가면 횡성의 부곡리마을로 이어진다. 피난 내려온 할아버지 때부터, 치악산의 깊은 산촌 마을인 부곡리에 살기 시작했다는 한 부부가 있다. 솜씨 좋은 아내는 산물이 풍족하지 않은 산촌에서도 척척 솜씨를 발휘한다. 먹을 것이 많지 않았던 지난날, 옥수수를 갈고 남은 옥수수쌀에 나물을 넣고 끓여 옥수수나물국죽을 만들고, 곱게 갈린 옥수수가루로는 어린 시절 추억이 가득한 옥수수송편을 빚는다. 산촌 마을에서 제를 지내던 날에 마을 사람들이 다 같이 먹기 위해 만들었다는 추억이 담긴 시래기피순대도 만들며, 어려웠던 시절 떠올리는 그리움 가득한 밥상을 빚어본다.
/김호경기자 khk0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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