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경기와 관련해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을 드러내 도대체 누구에게 어떤 보고를 받고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소비개선과 자동차 지표 호조,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 효과 90% 등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31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2018년 소비는 지표상으로 좋게 나타났지만 계속 안 되는 것처럼 일관되게 보도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말과 달리 대표적 소비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해 급격히 고꾸라졌다. 1·4분기에 전기 대비 3.0% 증가했던 소매판매액지수는 2·4분기 0.7%로 꺾인 뒤 3·4분기에는 -0.5%를 기록했다. 10월에는 0.2%로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11월에도 0.5%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전년 대비 소비를 분석하면서 “소비 증가세가 약화하는 가운데 소비자심리지수도 기준치를 하회하며 다소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이 여전히 반쪽짜리 통계만 보고 있는 셈이다. 가계 실질소득이 높아졌다는 발언도 문제다.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계 실질소득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최신 수치인 지난해 3·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74만8,000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4.6% 오르기는 했다. 하지만 소득 하위 20%(1분위)는 소득이 131만8,000원에 불과해 지난해보다 7% 쪼그라들었다. 다른 사례도 있다. 지난해 11월 국무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조선과 자동차 분야의 지표 호조를 언급하며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말처럼 이 기회를 잘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대통령이 경기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려는 노력은 이해하지만 전체 경기 흐름이나 전망과는 동떨어진 발언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를 보면 김동연 전 부총리가 대통령에게 월례보고를 하겠다고 하니 청와대 참모가 시켜주지 않았다는 대목이 있다”며 “참모들은 대통령에게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보고해야 한다. 대통령도 보고만 받기보다 보도 등을 통해 직접 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세종=김영필기자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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