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남쪽으로 가면 청계천을 가로지르는 ‘광교’라는 다리가 있다. 그런데 차도를 건너 신한은행 앞 표지석에는 ‘광통교(廣通橋)’로 적혀 있다. 명칭이 서로 다르다.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원래는 광통교다. 광통교는 조선 시대 한양도성에서 가장 큰 다리였다. 폭 15m, 길이 12m다. 청계천을 건너는 핵심 도로였기 때문이다. 국왕이 경복궁에서 남대문 밖으로 이동한다면 광화문광장을 나와 종로로 동진했다가 보신각에서 남진해 광통교를 건너고 지금의 롯데백화점 앞을 지났다. 현재의 세종대로는 일제강점기 때 확장된 것이다. 광통교는 그동안 땅에 묻혔다가 청계천이 복원된 지난 2005년 세상에 나왔다. 당시 서울시는 차량통행을 이유로 새 다리인 광교를 만들고 진짜 광통교는 서쪽 150m 상류로 옮겼다. 표지석 옆에 4분의1 크기의 모형만 덩그렇게 있다. /글·사진=최수문기자 chsm@sedaily.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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