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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례없는 대북압박 꺼낸 美, 경협 과속하는 韓

중간선거가 끝나자마자 미국이 대북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언론 기고에서 “북한에 전례 없는 외교적·경제적 압박을 계속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에는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할 때까지 제재를 포함한 압박 캠페인을 유지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에 대해 “서두를 것 없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미국의 의도가 중간선거 이후 뚜렷이 드러나고 있다.

미국의 대북 압박 강화는 예상됐던 일이다. 북한 비핵화를 치적으로 활용했던 중간선거가 끝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굳이 진척 없는 북미협상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확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북한을 두둔하던 중국의 입지도 상당히 좁아졌다. 미중 양국이 2+2 외교·안보대화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의 전면적이고 엄격한 이행에 합의한 이유다. 북미협상을 추동하던 동력이 약해지고 대북 제재는 그만큼 강해졌음이다.

미국과 달리 우리 정부는 남북관계 속도 조절 의향이 전혀 없어 보인다. 오히려 개성연락사무소에서 도로 공동연구조사단 회의를 열어 현지 공동조사 일정을 논의하는가 하면 제주산 감귤 200톤을 북측에 전달하는 등 관계개선에 매달리는 모양새다. 감귤 북송이 3차 남북정상회담 때 북측에서 보내준 송이버섯에 대한 답례라지만 꺼져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내 방남 불씨를 살리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북미 교착상태가 장기화할 경우 자칫 한반도는 비핵화 국면 이전의 대치상황으로 되돌아갈지도 모른다. 일각에서는 ‘화염과 분노’의 재등장이라는 극단적 전망까지 나오는 형국이다. 이 와중에 우리가 남북관계 개선에 매달린다면 한미공조는 단순한 이상 조짐을 넘어서는 단계로 악화할 수 있다. 현실로 나타나서는 안 될 시나리오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신기루 같은 남북경협에 매달리지 않고 비핵화라는 목표를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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