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의 한 중견기업이 글로벌 벤처캐피털인 이스라엘 요즈마그룹으로부터 180억원의 투자를 이끌어 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80억원은 요즈마의 국내 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다.
경북도는 12일 도청 회의실에서 요즈마그룹의 이갈 에를리히 회장 및 이원재 아시아총괄대표, 이재환 톱텍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나노섬유 및 차세대 에너지 산업 투자’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협약의 핵심은 톱텍 및 톱텍의 자회사 레몬에 대한 요즈마의 180억원 투자다. 또 나노섬유 및 차세대 에너지 산업 육성을 위한 공동 협력, 경북 요즈마캠퍼스를 통한 기업 지원 등도 포함됐다.
경북도는 지난 4월 경북테크노파크에 ‘경북 요즈마캠퍼스’를 개소해 지역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992년 설립된 톱텍은 구미 4국가공단에 본사를 두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자동화장비 협력사로 현재 공장 자동화, 에너지저장장치 등 4차 산업혁명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꿈의 섬유’로 불리는 나노섬유에 대한 대량 생산기술로 본격적인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나노섬유는 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굵기의 초극세사로 짠 섬유를 말한다.
레몬은 최근 달걀 속껍질처럼 얇고 가벼우면서도 통풍이 잘되는 나노섬유를 개발해 미국 아웃도어 의류업체 노스페이스와 아웃도어용 나노섬유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2021년까지 3년간 최소 495만㎡의 나노섬유를 공급하게 된다. 이는 아웃도어 재킷 약 200만벌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앞서 레몬은 나노섬유 대량 공급을 위해 9월 연간 1,500만㎡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미에 구축했다. 내년 2월 가동을 목표로 연 1,050만㎡ 규모의 생산라인 추가 증설도 진행 중이다.
레몬 관계자는 “증설이 완료되면 기존 생산라인과 합쳐 연간 3,250만㎡의 나노섬유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게 되는데 이는 세계 최대 양산 규모”라며 “나노 핵심기술을 황사마스크, 미용마스크, 의료용품 등에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갈 에를리히 회장은 이날 “경북 우수기업에 대해 요즈마펀드를 통해 아낌없는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요즈마와 지속적인 상생협력을 통해 지역 기업이 해외로 진출해 경북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요즈마그룹은 1993년 이스라엘에서 출범한 글로벌 벤처캐피털로 이스라엘 벤처캐피털 산업의 모체다. 지금까지 세계 20여개 기업을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켰으며 우리나라에는 2015년 법인을 설립해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안동=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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