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법원노조)가 양승재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부당노동행위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관련자들을 고발하겠다고 나섰다.
법원노조는 지난 8월 구성한 진상조사단이 한 달간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를 1일 법원 내부통신망(코트넷)에 게시하고 이같이 밝혔다.
법원행정처가 공개한 문건 중 2014년과 2016년의 ‘사법부 주변 환경의 현황과 전망’ 이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법원노조의 간부 성향을 분석하고, 전공노 탈퇴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 등을 분석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법원노조는 이를 바탕으로 당시 노조 관계자 등을 조사한 결과, “행정처 담당자들이 노조 운영위원회나 집회 등을 사찰했다”며 “법원노조 명의의 코트넷 게시물을 수정·삭제하도록 공문을 보내는 등 각종 노조 방해 활동을 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원노조는 해당 문건을 작성한 정다주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심의관을 면담해 조사를 벌였으나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정 전 심의관은 “내부 자료로 사용하려던 것이라 표현이 정제되지 못했다”며 “노조 관련자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것은 죄송하나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 답변할 수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노조는 이와 관련된 추가 자료를 공개하라고 청구했으나 법원행정처는 ‘정보를 특정할 수 없고,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공개를 거부했다고도 덧붙였다.
법원노조는 “공개된 문건만으로도 법원행정처는 명확한 부당노동 행위의 의사를 적시했고 위법적인 방식으로 조합 활동을 방해했다”며 “창조컨설팅에 버금가는 노조탄압 시나리오를 직접 작성·실행했다”고 주장했다.
오는 2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노조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을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죄로 고발할 계획이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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