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고층건물 등의 외벽에 가연성 소재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6월 발생한 그렌펠 아파트 화재 참사에 대한 후속대책이다. 대책 마련도 늦은 것과 함께 기존 건물에 대해서는 해결방안이 없어 여전히 논란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임스 브로큰셔 주택·지역사회·지방행정부 장관은 이날 “주거용 고층 빌딩과 병원·요양원·기숙사에 가연성 소재 외벽 마감재(클래딩) 사용을 금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영국 건물 안전 문화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연성 소재 사용금지 적용 대상은 높이 18m(6층) 초과 건물이다. 영국 정부는 1일 사용금지 대상 패널과 단열재를 발표할 예정이다. 알루미늄 복합 소재 등 가연성 소재 마감재와 플라스틱과 목재 등이 사용금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그렌펠 타워 참사 생존자들은 참사 발생 후 무려 15개월 만에 정부가 마감재 규제에 나선 것은 환영할 만하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가 고층 빌딩 마감재 규제에 나서기로 하면서 영국 건축 산업에 상당한 변화가 몰려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연성 소재 금지는 향후 건축되는 건물에 한정되고 기존에 있는 건물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도처에 ‘그렌펠 타워’ 불씨가 흩어져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지난 2015년부터 6층 이상 건물에 가연성 소재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전에 허가가 난 건물은 별도의 제재 수단이 없어 문제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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