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지금까지 ‘있는 자들만’ 누릴 수 있는 것이라고 여겨져 왔다. 그도 그럴 것이 문화생활 하면 떠오르는 곳을 물어보면 아직도 열에 여덟은 백화점에 있는 문화센터를 떠올린다. 그렇게 문화는 고급 이미지를 가지고 일반 시민들에게는 멀리 있는 것처럼 보였다. 사실 알고 보면 문화는 우리 주변에 늘 있었다. 이전 정부에서 시작돼 문재인 정부에도 이어지고 있는 생활문화센터가 바로 그곳이다.
최근 ‘주 52시간’ 정책이 시행되면서 국민들의 문화에 대한 시각이 많이 달라지게 됐다. 문화가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 일상과 함께하는 자연스러운 것으로 인식이 바뀌었다. 각종 문화 행사, 축제, 강습을 통해 ‘보는 문화’에서 직접 참여하는 문화의 즐거움과 가치를 알게 됐다. 과거에는 연극·영화·뮤지컬 등 각종 공연을 관람하는 ‘문화생활’이 주였다면 이제는 스스로 즐기기 위해 악기를 배우고, 노래하고, 무대에도 서 보는 ‘생활문화’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자발적 문화활동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도 점차 강화되고 있다. 국민들의 생활문화 증진을 위한 아지트가 될 ‘생활문화센터’도 전국에 117개나 운영 중이며 올해 안으로 25개소가 추가로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이 생활문화센터는 문화동호회 활동과 전국 곳곳의 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지원해주며 지역 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지역문화진흥원이 주최하는 ‘전국생활문화축제’는 이러한 생활문화센터에서 자라난 생활문화동호회들의 축제다. 매년 가을 열리는 전국생활문화축제는 올해 전국에서 140여개 생활문화동호회, 1,200여명이 참가해 문화에 대한 국민의 열망과 인기가 점점 커져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바쁜 일상 속에서 생활문화로 ‘문화가 있는 삶’을 누리는 전국의 생활문화동호회가 한자리에 모이는 ‘전국생활문화축제’는 2014년부터 매년 진행하고 있는 전국 단위의 생활문화동호회 축제로 올해로 5회차를 맞는다. 개개인이 삶의 한 부분을 내어 즐기던 취미 생활을 이제는 마음에 맞는 이들과 한데 모여 즐길 수 있는 생활문화 축제의 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문화는 국가의 경쟁력이자 국민의 자부심이다. 노년층에는 바쁜 삶에 잠시 잊었던 행복을, 청년층에는 비전과 아이디어를, 청소년과 어린이에는 건강과 꿈을 준다. 또한 문화가 주는 여유로움은 나와 주변을 다시 돌아보게 하고 사회갈등 해소와 창의적 사고로 아름답고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 삶의 질은 점차 선진국의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 ‘주52시간’ ‘생활형 사회간접자본(SOC)’ ‘문화가 있는 삶’을 통해 국민들이 정신적 성숙을 이룰 수 있게 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생활문화에서 이뤄진다. 이제 문화생활 영위보다 생활문화에 직접 참여해 더 많은 국민이 새로운 활력소와 삶의 즐거움을 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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