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재무부 자료를 인용해 중국의 7월 기준 미국 국채 보유액이 1조1,710억 달러로 전달(1조1,780억 달러)에 비해 70억달러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올 1월(1조1,700억달러) 이후 6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월 이후 1조1,800억 달러 수준을 유지하던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이 6월에 이어 두달 연속 1조1,700억 달러대로 떨어지자 일각에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이 국채 매각 움직임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5월 이후 중국이 조금씩이라도 미국 국채를 팔아치우고 있다는 데 시장은 주목하는 분위기다. 블룸버그통신은 “주요 2개국(G2)이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미국 국채 최대 보유국인 중국이 6개월래 최저 수준의 미국 국채 보유액을 기록했다는 점에 시장의 눈길이 집중됐다”고 전했다.
다만 경제 전문가들은 당장 중국이 본격적인 대미 보복 수단으로 채권 카드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전달에 비해 70억 달러 감소한 중국의 미국 국채 매각 규모는 사실상 금융 시장에서 본격적인 매각 신호로 받아들일 수 없는 수치라는 것이다. 미국 월가에서도 중국이 미국의 관세에 대한 반발 의지를 표현한다면 소수점 이하 비율의 미미한 수준의 국채 매각으로 대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미국 국채 매각에 나서면 채권 가격이 하락(금리 상승)하기 때문에 미국인의 실생활은 물론 경제 전반에 비용 상승을 일으켜 큰 타격을 초래한다. 반면에 미국 국채 최대 보유국인 중국 또한 자산가치 하락이라는 부메랑을 맞을 수 있고 글로벌 경제 악화에 따른 중국 경제 위기를 촉발시킬 수 있다는 부담도 크다. 자신에게도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의 미국 국채 매각 카드는 최후의 수단이 될 것이라는 게 글로벌 금융가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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