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야당이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참석한 정당 대표들이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과의 면담 자리에 사전 고지도 없이 나타나지 않은 것에 대해 일제히 비판했다. 청와대는 “정당대표들의 일정은 확인하기 어렵다”며 정치적 논란이 정부 차원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애초부터 문재인 대통령 수행에 나선 거 자체가 격에 안 맞다”며 “자처해 평양에 가놓고 거기서 고위급 지도부 회의를 부위원장이 주관한다고 해서 참석 안 한 것은 또 무슨 경우냐”고 꼬집었다. 앞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은 18일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등을 만수대의사당에서 만나기로 돼 있었지만 약속 장소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북측 인사들은 1시간 정도를 기다리다 자리를 떴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실무자들도 약속을 상기시켜줬을 텐데 그 약속을 몰랐을 리 없다”며 “정당대표로 간 세 대표가 북측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은 큰 결례”고 말했다. 이어 “어떤 이유에서건 용납될 수 없는 일이고 만약 북측서 이런 일이 일어나났다면 (당사자들은) 숙청대상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 “우리 정부 대표단이 아니라 정당대표들이 행사를 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이어서 우리도 정확하게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평양에서 별도로 얘기가 나올 것으로 예측한다”고 언급했다.
정당대표들은 ‘노쇼’ 논란에 대한 공식 해명을 내놓지 않은 채 북한 최고인민회의 인사들을 다시 만난다. 19일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김용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과 면담할 예정이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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