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을 할퀴고 지나간 슈퍼 태풍 ‘망쿳’이 북상해 홍콩과 중국 본토를 노리고 있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태풍 망쿳은 필리핀을 지나 이날 오전 8시 홍콩 동남쪽 220㎞ 해상에 도달했으며, 정오께는 남쪽 100㎞ 해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망쿳이 동반하고 있는 돌풍의 최대 풍속은 시속 185㎞로 필리핀 상륙 때보다 떨어졌으나 홍콩 정부는 ‘시그널 10’ 경보를 발령하고 시 전역에 비상태세를 유지하라고 전달했다.
현재 홍콩 전역의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은 전면 중단된 상태다. 또한 시내 대부분의 점포와 사업장이 문을 닫고 5년 만에 기상 문제로 경마 대회가 취소됐다.
망쿳으로 인해 889편의 항공편 운항이 취소되거나 지연됐다. 캐세이퍼시픽 등 홍콩 로컬 항공사 3곳의 운항 취소로 영향을 받은 여행객만 9만6,000 명에 달해, 전체 피해 여행객은 10만 명을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인다.
홍콩과 인접해 있는 마카오도 비상태세를 유지했다. 세계 최대의 도박 도시 중 하나인 마카오는 전날 밤 11시부터 시내 모든 카지노의 영업을 중단했다.
올해 전 세계에서 발생한 태풍 중 가장 강력한 태풍인 망쿳은 홍콩과 마카오를 넘어 중국 본토를 향해 북상 중이다. 망쿳이 이날 오후부터 중국 본토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태풍의 진행 경로에 있는 광둥(廣東) 성, 하이난(海南) 성, 광시(廣西)좡족 자치구 등 중국 남부 지역도 비상태세에 돌입했다. 이들 성들은 저지대 침수 우려가 있는 주민들을 고지대로 대피시키고 비상식량을 확보하는 등 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중국 기상국은 최고 단계인 ‘적색경보’를 발령하고, 중국 남부에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태풍 대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홍콩 서쪽 135㎞ 지점에 있는 광둥 성 타이산(台山) 원자력 발전소와 230㎞ 지점에 있는 양장(陽江) 원자력 발전소는 태풍의 진행 경로에 있어 두 발전소 모두 초비상이 걸렸다. 지난 2011년 쓰나미로 인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참사를 잘 알고 있는 두 발전소는 비상 인력을 배치하고, 발전소 곳곳을 면밀하게 점검하면서 태풍 대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이들 발전소는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을 통해 “사태의 엄중함을 잘 알고 있으며, 태풍에 대비해 원자력 발전소의 정상 가동을 위한 모든 준비 태세를 철저하게 갖췄다”고 밝혔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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