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말 확실히 매수 문의가 많이 뜸해졌습니다. 하지만 호가는 내릴 기미가 전혀 없습니다. 이렇다 보니 매수자들의 경우 가격 움직임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이성호 동대문구 크래시티행복공인 대표·서경 부동산펠로)
서울 및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한 정부의 잇단 파상공세에 주말 주택 시장은 전주 대비 확실히 매수세가 한풀 꺾인 분위기다. 서울 강남·여의도 등 주요 지역을 살펴본 결과 호가가 강보합을 유지하고 있지만 추격 매수에 나서겠다는 수요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런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자산가들의 아파트 쇼핑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었다. 현지 중개업소에서는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추가 규제 대책의 세부 윤곽이 향후 집값의 향배를 가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서울 강남 주택 시장은 매수 문의가 주춤해졌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매수 문의가 주말 들어 다소 줄었다”며 “대기수요도 있고 호가 역시 떨어지지 않아 시장이 꺾였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정부가 매일 시장에 구두 개입을 하고 있으니 매수자들도 일단 지켜보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초구 방배동의 롯데캐슬아르떼 전용 84㎡는 지난 6월 16억1,000만원에 실거래 신고가 됐지만 현재 호가는 17억~18억원 수준에 멈춰 있다.
강남 재건축 단지들도 매수 문의가 다소 줄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차익 실현을 하려는 매물들은 꾸준히 나오는데 지난주나 이번주 초만큼 매수자들이 적극적인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세부 대책의 윤곽이 나오지 않은 만큼 일단 관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은마아파트 등 일부 단지에서 호가가 1,000만원 정도 하락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여전히 매도자 우위 시장이다.
여의도·용산 등 도심 부동산 시장도 정중동 상태다. 중구 충무로의 남산센트럴자이 전용 114㎡는 7월 9억8,000만원에 거래된 뒤 현재 호가는 그보다 2,000만~1억원가량 오른 10억~11억원에 형성돼 있다. 용산 일대는 매수세가 끊긴 가운데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목동 주택 시장도 비슷하다. 양천구 목동의 김정순 신세계공인(서경 부동산펠로) 대표도 “주말에 손님이 하나도 없었다”면서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부 수도권 지역에서는 갭투자가 사라지기도 했다. 경기 광명의 경우 두 달 전까지만 해도 갭투자가 1억5,000만원이면 가능했지만 매매가 급상승으로 투자금이 2억원까지 오르자 갭투자가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아파트 쇼핑이 여전했다. 중구 충무로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이번주에만 남산센트럴자이 전용 114㎡가 9억2,000만원, 9억6,000만원에 두 건 거래됐다”면서 “오늘만 해도 우리 부동산에서 이 아파트를 다섯 명이 보고 갔다”고 전했다. 과천시 별양동의 김미애 한울공인 대표(서경펠로)는 “이달 1일 주공8단지 전용 73㎡가 1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고 말했다./이주원·이재명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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