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했다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한 최영미 시인이 23일 “내가 증인이다. 모든 것을 걸고 싸우겠다”고 말했다.
최 시인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의 도움을 받아 소송대리인을 선임했다”며 “이 땅에 정의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 분명한 사실이 있다”며 “제가 술집에서 그의 자위행위를 목격했다는 사실, 제 두 눈을 뜨고 똑똑히 보고 들었다”고 강조했다.
최 시인은 “오래된 악습에 젖어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불쌍한 사람의 마지막 저항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족문학의 수장이라는 후광이 그의 오래된 범죄행위를 가려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재판에는 개인의 명예만이 아니라 이 땅에 사는 여성들의 미래가 걸려 있으므로 모든 것을 걸고 싸우겠다”며 “이 재판은 그의 장례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 시인은 지난해 고은 시인의 성추행을 암시하는 시 ‘괴물’을 발표했고 이 시가 알려지면서 ‘미투’ 운동이 확산했다. 고은 시인은 지난달 17일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최 시인과 박진성 시인, 언론사 등을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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