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구급대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이어지는 가운데 충남도 소방본부가 주취자의 폭행에 엄정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담구급대를 전국 최초로 창설한다.
도 소방본부는 내달 1일부터 구급대원의 정당한 구급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주취자 전담구급대를 가동한다고 31일 밝혔다. 최근 3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주취자에 의한 구급대원 폭행 건수는 2016년 7건, 지난해 13건, 지난 6월 말 기준 8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지난달 10일에는 금산군 진산면에서 사람이 다쳤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이 술에 취한 A씨를 응급 처치하는 과정에서 턱을 가격당하는 등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처럼 지난 3년 동안 구급대원 28명이 정강이·턱 등을 다쳐 최고 전치 4주의 상해를 입기도 했다. 특히 유흥가가 밀집해 있는 천안·아산·당진에서 주취자 구급대원 폭행 건수의 절반(51%)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소방본부는 천안동남·천안서북·아산·당진소방서 등 4곳에서 시범적으로 주취자 전담구급대를 꾸려 운영하기로 주취 폭행에 대응하기로 했다.
구급대는 대전지방검찰청으로부터 특별사법경찰관리로 지명받은 24명 등 모두 36명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가스분사기, 웨어러블 캠, 수갑 등 호신·채증·체포장비를 갖추고 주취자가 연루된 구급현장에 전담 출동해 환자를 응급 처치하면서 의료기관으로 이송하는 본연의 구급활동과 함께 주취자 폭행을 제어하는 임무도 병행한다. 특히 주취자가 폭언이나 폭행을 행사할 경우 현장에서 바로 체포하는 등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119 구급대원은 국민을 사고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며 “구급대원에 대한 국민의 존중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임무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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