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성장 추구는 사회적 다수인 약자를 착취한다. 제도는 제도 운영자의 이익을 복무하며 이 과정에서 사회적 불평등과 인간의 무능력은 심화한다. 20세기 후반 급진적인 사상가로 평가받는 저자는 현대사회의 제도와 사상이 오히려 기득권을 공고화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다수를 위한다는 구호 아래 이익을 몰아주는 ‘제도’야말로 문제의 핵심이라고 봤다.
한 예가 학교다. 저자는 섣부른 의무교육을 비판한다. 모두 공평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지도 못하는 나라에서 의무교육을 실시하면 학교는 결국 특혜받는 소수를 선발해 유리한 출발을 보장하는 곳이 된다는 것이다. ‘교육을 통한 계급이동’은 허울 좋은 구호에 불과하고 수많은 탈락자를 양산하는 학교라는 제도는 교사, 관리자, 정책입안자, 교육산업의 이익에 봉사할 뿐이다.
저자는 깨어있는 시민의 혁명만이 이런 상황을 뒤집을 수 있다고 밝혔다. 풍요의 겉치레 아래 숨기는 불평등, 인간성 말살, 전체주의화 된 권력에서 벗어나 시민이 스스로 깨어나기를 호소한다. 그저 권력의 자리바꿈에 그쳤던 과거 사회주의 혁명과는 달리 풀뿌리 민중의 자각에서 출발하는 문화적 혁명은 제도를 엎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한다. 1만6,000원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