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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힘들게 번 돈, 현명하게 쓴다고 생각하세요?

■부의 감각

댄 애리얼리·제프 크라이슬러 지음, 청림출판 펴냄

평소 1,000원짜리 물도 아까워하면서

여행지선 4배나 비싼 생수에도 돈 펑펑

이성적 판단보다 감정·감성 따른 행위

'공짜 가격'에도 지갑 열게 만드는 함정

카드 한도 조정·선불카드만 사용 등

스스로 선택권 제한해 낭비 막아야





“몇몇 대도시에서는 아파트 월세가 4,000달러 이상일 수 있지만, 눈도 깜빡하지 않는다. 그러나 휘발유 가격은 15센트만 올라도 선거 판세가 요동친다.”

“어떤 사람들은 1만 달러나 들여 휴가여행을 가면서도 무료 주차장을 찾느라 날마다 20분씩 허비한다.”

“동네 편의점에서는 1,000원 짜리 물도 사기 꺼려 하면서 여행지에서는 4,000원짜리 생수를 거리낌 없이 산다.”

우리 모두가 한번 쯤은 경험해봤을 돈에 대한 어리석으면서도 모순적인 태도이자 감각이다. ‘상식 밖의 경제학’으로 유명한 댄 애리얼리가 제프 크라이슬러와 공저한 ‘부의 감각’은 우리의 일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돈에 대한 의사결정을 행동경제학적인 관점에서 흥미롭게 풀어내면서, 우리의 시간을 잡아먹고 생활을 통제하는 돈과 관련된 선택 뒤에 숨겨진 복잡한 힘과 심리에 대해 알려준다.

특히 이 책은 돈을 쓰는 행위가 이성적일 것 같지만 결국에는 감정과 감성에 따른 행위를 하며 이 때문에 어렵게 번 돈을 쉽게 써버리는 안타까운 행동을 한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저자들은 돈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한다고 해서 더 좋은 결정을 내리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돈에 대해 많이 생각할수록 더욱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고 강조한다.





다시 말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머릿속을 장악해버리면 사람들은 어떤 문제든 간에 상대적으로 잘 풀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다. 이 때문에 머리 속이 복잡해지면 오히려 가치 판단에 실패하고, 결국 잘못된 선택을 하고, 이것이 돈을 쓰는 문제에 있어서는 돈을 쓰고 후회하고 마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점을 이용해 누군가는 온갖 기묘한 정신적인 속임수를 동원해 불필요하거나 혹은 합리적이지 않은 지출을 하게 만든다.

예컨대 평소에는 1,000원짜리 생수 사는 것에도 아까워하면서 여행지에서는 4배나 가격이 비싼 생수를 아무렇지도 않게 사는 경우가 있다. 이 모순적인 행위에 대해 저자들은 ‘심리적 회계’라는 용어로 설명했다. 평상시에 지출하는 지출계정과 여행지에서 지출하는 지출계정과 서로 전혀 다른 ‘심리적 회계’ 계정으로 각각 분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동네 편의점과 물가가 상대적으로 비싼 관광지와 비교한다는 것은 단순해 보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여행할 때 씀씀이가 터무니없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공짜 가격’이라는 속임수 역시 우리가 비이성적으로 지갑을 열게 만드는 함정이다. 카지노에서 돈을 200달러 이상을 쓰면서도, 그곳에서 공짜로 주차를 해주고, 공짜 음료수를 마신 덕에 기분이 좋아진다. 이런 서비스에 직접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서 ‘공짜’인 것은 맞지만, ‘공짜도 가격이다’라는 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공짜에 취해 카지노에 발을 들여놓고, 주차비와 음료수 값의 몇십 배에 해당하는 돈을 기꺼이 카지노에서 지불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돈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율리시즈 약정’을 스스로 체결하라고 조언한다. 이는 율리시즈와 사이렌의 이야기에서 따온 것으로, 자신의 자유로운 의지를 박탈해서 스스로에게 어떤 선택권도 주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테면, 신용카드 한도를 미리 조정한다거나, 선불카드만 사용하거나 모든 종류의 카드를 폐기하고 현금만 사용하는 식이다. 1만8,000원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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