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0년부터 중고생이 사용할 역사·한국사 교과서에 ‘자유민주주의’ 대신 ‘민주주의’라는 표현이 사용된다. 국정 역사 교과서 편찬 당시 논란이 됐던 ‘대한민국 수립’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는 표현으로 대체되고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라는 표현은 삭제된다. 다만 ‘남침’이라는 표현은 그대로 쓰인다.
교육부는 ‘초등 사회과, 중등 역사과 교육과정’ 개정안을 6월22일부터 7월12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국정 역사 교과서 폐지 결정을 내린 데 따른 후속조치다.
교육부가 이날 공개한 개정안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달 제시한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른 중학교 역사·고등학교 한국사 교육과정 및 집필기준 시안’과 비교해볼 때 큰 틀에서 바뀐 것은 없다.
교육부는 먼저 현재 혼용되고 있는 자유민주주의와 민주주의 표현을 민주주의로 통일하기로 했다.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에 내포된 자유·평등·인권·복지 등의 의미 가운데 일부만 강조한 협소한 개념의 용어라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국정교과서 추진 당시 논란이 됐던 1948년의 서술은 ‘대한민국 수립’이 아닌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정했다. 이와 별도로 6·25전쟁 서술과 관련해 논란이 됐던 ‘남침’ 표현은 개정안에 명시했다.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 표현은 개정안에 넣지 않았다.
평가원이 지난 5월 시안을 공개한 뒤 보수와 진보 진영 간 이념논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교육부가 행정예고를 계획대로 진행하면서 갈등이 더욱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과정과 집필기준을 바꿀 것이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부는 교육과정심의회운영위원회를 거쳐 다음달 말 개정안을 최종 확정·고시한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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