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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선임기자의 무기 이야기] 막강 화력에 정밀사격까지…25년만에 돌아온 '람보 기관총'

< 41 > 7.62㎜의 귀환…국산화로 더 완벽한 'K12 기관총'

방탄조끼 기술 발달로 7.62㎜ 재등장 추세

K12 기관총 3가지 모델 내년 하반기 보급

보병용으론 무거운 무게…감량여부 관건

경기도 포천에서 최근 실시된 공중강습작전 실제기동훈련에서 이륙 직전의 수리온 헬기 승무원이 K12 기관총을 거머쥐고 주변 경계를 하고 있다. /사진= 국방일보 제공




7.62㎜ 기관총이 새로운 모습으로 되돌아온다. 신형 K12 기관총이 수리온 헬기에 채용된 데 이어 전차와 장갑차 등 기갑차량에 탑재하는 공축형, 보병이 사용하는 기본형 등으로 발전해 오는 2020년부터 군에 보급될 예정이다. 신형 K-12 기관총은 구형 M60 기관총을 대체하게 된다. 육군이 지난 1993년부터 M60 7.62㎜ 기관총을 가볍고 연사속도가 빠른 K3(5.56㎜) 경기관총으로 교체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병용의 경우 ‘25년 만의 귀환’에 해당된다. 군이 7.62㎜를 재도입하는 이유는 펀치력 강화에 있다. 방탄조끼 등의 발달로 개별 병사의 방호력이 강해지며 7.62㎜의 재등장은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방향은 제대로 잡았지만 미결 과제가 하나 남았다. 보병용의 무게가 부담스럽다는 점이다. 실전 배치까지 감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왜 다시 7.62㎜ 기관총인가=우리 군이 1990년대 중반 M60 대신 K3를 택했던 이유는 두 가지. 첫째는 기관총 자체의 결함. 크고 작은 문제가 많았다. 송탄이 불량하고 과열된 총열을 예비총열로 갈아 끼우기도 불편했다. 미군마저 자국산을 버리고 벨기에 FN MAG 기관총을 M240이라는 제식명을 붙여 받아들일 정도였다. 두 번째는 크기와 무게. 영화 ‘람보’에서 근육질 배우 실베스터 스탤론은 M60 기관총을 한 손으로 갈겨댔으나 체격이 작은 한국인이 사용하기에는 크고 무거웠다. 과도한 살상력 대신 기동성과 연사력을 택한 것이다.

◇방탄기술 발달로 5.56㎜ 무용론 대두=5.56㎜ 경기관총은 기대대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세계의 주요 전투에서 변화 조짐이 보였다. 이라크의 사막이나 아프가니스탄의 산악지대에서는 구경이 큰 소총이나 기관총이 유리하다는 전투 사례가 꼬리를 물었다. 더욱이 방탄헬멧과 방탄조끼 등 개인 보호 장구류의 발달로 보다 큰 위력의 화기에 대한 필요성도 늘어났다. 기관총뿐 아니라 소총까지 구경을 증대시키려는 움직임도 강하게 일어나고 있다. 최근 들어 신형 소총을 개발한 터키와 인도는 7.62㎜를 택했다. 미국은 아예 새로운 탄약과 구경(6.6㎜)을 사용하는 차기 소총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 군이 7.62㎜ 기관총을 다시 채택한 것은 후자 때문이다. 방탄조끼 기술의 발달로 보다 살상력이 높은 기관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먹혔다.

◇세 가지 선택 중 국산 개발로 방향 설정=우리 군에는 세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첫째가 M60 재활용. 아직도 동원사단 등 후방부대에서 사용하는 M60 기관총을 정비해서 다시 쓰는 방안이 대두됐으나 노후화 장비를 정비하는 비용이 신규 도입에 버금갈 것이라는 우려에 따라 사그라졌다. 두 번째는 해외 수입. 수리온 헬기를 개발하면서 장착 무장으로 미국제 M240이나 벨기에 FN MAG를 수입해 면허생산하는 방안이 유력해질 무렵, 세 번째 방안이 고개를 들었다. 국내 개발이 가능하다는 기술진의 주장대로 연구개발 착수 1년 반 만인 2010년 시제품이 나왔다.



◇기본형·승무원용·공축용 세 가지 모델=S&T모티브에 따르면 시제품 5정은 5만발 시험사격도 끄떡없이 견뎌냈다. 처음 개발한 제품은 헬기나 함정에 탑재되는 승무원용. 지금까지 생산된 수리온 000대에 두 정씩 탑재돼 운용 중이다. 수리온 헬기에서 K12를 실사격한 장병들의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높게 나오고 있다. 직사뿐 아니라 비행 중 오조준 사격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요를 제기한 육군과 연구개발 과제를 냈던 방위사업청은 성능에 만족하고 올 5월 말 ‘7.62㎜ 기관총-Ⅱ사업’ 입찰에서 S&T모티브를 사업자로 선정했다. S&T모티브는 K12 기관총을 공축형(K12C1), 기본형(K12C2), 승무원용(K12C3) 등 세 가지 모델로 개발해냈다. 군은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구매시험평가를 거쳐 이르면 2019년 하반기부터 이 기관총들을 납품받을 예정이다.

◇보병용으로 쓰기에는 무거워, 감량 필요=수리온 헬기에서 이 총을 다뤄본 장병들에 따르면 장점이 많다. 총열 교환이 쉽고 개방형 소음기로 야간 사격을 방해하는 불꽃도 저감시켰다. 가스조절기로 기온과 습도가 다른 다양한 환경에서도 일정한 성능을 낼 수 있다. 발사속도 또한 높아 타격력이 동일 구경의 기관총 가운데 최고 수준이며 광학장비를 장착할 경우 정밀사격도 가능하다. 문제는 무게가 무겁다는 점이다. 보병이 들고 다니는 기본형의 경우 무게가 10.4㎏. 승무원용보다 중량을 1.5㎏ 줄였으나 이스라엘제 네게브 7.62㎜ 기관총보다는 2㎏이나 더 나간다. 그렇지 않아도 행군 비중이 큰 우리 육군의 여건상 장거리 행군 시 병사들의 체력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업체는 최종 납품까지 감량 노력을 펼치겠다는 입장이나 방법은 많지 않다. 현실적인 대안은 티타늄 같은 합금 사용이지만 단가가 치솟을 수 있다.

◇수출 위해서도 꾸준히 성능 개량해야=다행스럽게 해외의 반응이 좋은 편이다. 우리 군이 발주한 물량의 3분의1가량이 해외에 팔렸다. 군에 정식 납품되면 판로가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게 감소 등이 수반될 경우 수출 경쟁력도 배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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