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7,000억 원대로 추정되는 공연 시장의 ‘흥행 성적표’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추진 중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 및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28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공연예술통합전산망 활성화를 위한 공연법 개정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유희성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이 토론회 좌장을 맡았으며 정인석 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 회장, 신문철 레오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이사, 안성아 추계예술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 교수, 이선재 예스24 ENT 본부장, 배관표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노 의원은 이번 공청회에서 모인 여러 의견을 취합해 공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다. 공연장 운영자, 공연 기획·제작자, 공연 입장권 판매자가 특정 공연의 관람객 수와 입장권 판매액을 ‘공연예술 통합전산망(KOPIS)’에 공개하는 것을 의무화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불이행시에는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공연 시장의 정확한 통계정보 구축을 위한 공연예술 통합전산망이 2014년부터 운영됐지 시장 전체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공연장이나 기획사 측이 자료 공개 여부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어서 자료 수집에 한계가 있었다.
이선영 문화체육관광부 공연전통예술과장은 “데이터 수집 비율은 전체 시장의 38%에 불과하다”며 “주요 예매처 6곳이 이 사업에 참여하지만 정보 제공 주체인 기획·제작사가 (자료 공개에) 유보적 태도를 취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과장은 또한 “전국 2,300여개에 달하는 기획제작사가 산발적으로 분포하기 때문에 참여를 일일이 설득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며 “모든 기획제작사가 일시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정안 실무 작업을 맡은 예술경영지원센터 김현진 정보분석팀장은 “자료 제공에 동의해 놓고서도 복잡한 동의절차 때문에 제작사들의 실수가 잦았던 측면도 있다”며 “복잡한 동의절차를 생략하고 제작사-예매처 시스템 간 연계를 통해 정보를 매일 수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 취지에 대체로 공감하는 반응이다. 안성아 교수는 “불투명성은 투자사들로 하여금 투자를 망설이게 하고, 관객들에게는 티켓 구매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며 “투명성은 시장 자체를 키울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공연계에서는 업계 현실을 제대로 파악한 뒤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정인석 회장은 “현재 전산망구축의 기대성과에 대한 의문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공연은 작품별로 객석규모, 공연 기간, 티켓 가격 및 할인, 제작비, 유통구조, 티켓 구매 방식 등 영화나 음원보다 훨씬 복잡한 구조로 돼 있어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구체적 통계가 공개될 시 인기작에 대한 쏠림, 혁신적 소규모 작품들에 대한 소외 현상 등도 부작용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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