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취임선서를 한 후 연설에서 “가장 시급한 (국가) 발전과제 해결과 경제·기술적 도약, 미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모든 가능성을 이용해야 한다”며 “새로운 삶의 질, 복지, 안전, 보건 등이 현재 가장 중요하며 우리 정책의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정 최우선 과제로 교육·보건·출산 문제 등을 꼽았다.
푸틴 대통령이 무엇보다 경제성장과 국민복지 문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것은 자원수출의존형 경제가 성장한계에 도달한데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 병합에 따른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 경제가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러시아 경제는 3년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 성장(1.5%)으로 돌아섰지만 전문가들은 앞으로 몇 년 동안 2%대 이상의 성장을 이루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침체에 빠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지 못할 경우 장기집권에 대한 피로와 불만으로 민심이 흔들리면서 혼란이 조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이날 취임식을 앞두고 5일 러시아 90여개 도시에서는 장기집권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제2의 냉전’으로까지 불리는 러시아와 서방 간 관계 개선 등 외부 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모든 국가와의 평등하고 상호 유익한 협력을 지지한다”면서 “러시아의 안보와 국방은 안전하게 확보돼 있으며 앞으로도 이 문제에 지속적으로 필요한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를 새 내각의 총리로 지명하고 하원에 동의를 신청했다. 하원은 8일 총리 임명동의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메드베데프는 푸틴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있던 2008~2012년 대통령직을 수행한 후 푸틴 대통령이 3기 임기를 시작한 2012년 5월부터 총리로 재직해왔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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