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당국이 고대 ‘소년 파라오’ 투탕카멘의 묘에 ‘비밀의 방’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투탕카멘의 묘를 둘러싼 기존 가설과는 다른 결론이다.
이집트 고대유물부는 6일(현지시간) 이집트 남부 룩소르에 있는 투탕카멘의 무덤에 숨겨진 방이 없다고 발표했다고 이집션스트리트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무스타파 와지리 이집트 최고유물위원회 사무총장에 따르면 이탈리아 연구팀이 새로운 지하투하 레이더로 조사한 결과, 투탕카멘 무덤에 인간이 만든 숨겨진 벽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 연구팀을 이끈 프란체스코 포르첼리 박사는 영국 BBC방송에 “조금 실망스러울지 모르지만, 투탕카멘 묘의 벽 뒤에는 아무것도 없다”며 “나는 한편으로 이것이 훌륭한 과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영국 출신의 고고학자인 니콜러스 리브스는 2015년 8월 투탕카멘의 무덤 북쪽과 서쪽 벽에 숨겨진 2개의 문이 있다는 가설을 내놓아 고고학계의 큰 관심을 모았다. 이집트 고대유물부도 2016년 3월 투탕카멘의 묘에 비밀의 방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다. 투탕카멘 묘를 레이더로 스캔한 결과, 이 묘와 연결된 곳에 숨겨진 2개의 방이 존재할 가능성이 90%나 된다는 것이다.
이 비밀의 방이 이집트 고대의 ‘미녀 왕비’로 알려진 네페르티티의 무덤일 수 있다는 추측도 나왔다. 네페르티티는 기원전 14세기 이집트 제18왕조의 왕 아크나톤의 왕비이자 투탕카멘의 양어머니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러나 네페르티티는 어떻게 죽었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고 아직 무덤이나 미라도 발견되지 않았다.
투탕카멘은 기원전 1332년 9살로 파라오에 즉위해 기원전 1323년 19세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투탕카멘의 묘는 1922년 11월 나일 강 서쪽 ‘왕가의 계곡’에서 영국인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에 의해 발굴됐고 당시 수많은 부장품이 함께 발견됐다. 투탕카멘의 묘에서 나온 화려한 황금가면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이집트 유물이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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