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추가로 발견한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은 지난 3월16일과 18일에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동원한 댓글 조작이 이뤄진 날은 공교롭게도 청와대가 북측에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제안한다고 발표하거나 남측예술단의 평양 방문 공연이 확정된 날이기도 하다.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0일 “드루킹이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보낸 3월 기사 3,000여건 가운데 6건에서 매크로를 이용해 공감 클릭 수를 조작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1월17일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관련 기사 댓글 조작 이후 처음으로 댓글 조작이 확인된 사례다.
앞서 경찰은 3일 매크로 댓글 조작이 의심되는 기사 6건의 베스트 댓글 3개씩 총 18개를 뽑아 네이버에 추적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기사의 댓글은 매크로를 이용해서 공감 클릭을 조작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관련 기사 댓글 조작에 사용된 614개의 아이디 가운데 205개가 794차례 공감 클릭 수를 늘리는데 쓰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매크로를 사용해 조작한 것으로 확인된 기사 6건에는 정부의 정책을 지지하는 댓글이 주를 이뤘다. ‘문 대통령 국정 지지도 74%…지난주보다 3%p 상승’ 기사에는 총 5,616건의 댓글이 달렸고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은 ‘진심은 통한다. 부정입사자 면직, 일 안 하는 국회 대신 개정헌법안 발의 준비, 성공적인 외교까지, 9년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한 세상을 보고 있는데 지지율이 오르지 않을 수가 있나…’로 총 1만814건의 공감 클릭이 이뤄졌다.
이어 ‘문 대통령님 응원합니다~~!!’와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중 최고인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라는 댓글에도 각각 1만건 이상의 공감이 달렸다. 같은 날 ‘文 대통령 “남북 이으면 한반도 운명 변화…해양강국 중심 부산항”’ 기사에도 ‘비행기 안 타고 기차 타고 유럽까지 세계 일주하면 좋을 듯’ 등 정부 정책을 옹호하는 댓글 위주로 9,000여건의 공감이 기록됐다.
드루킹 일당이 해당 기사에 댓글 조작을 한 3월16일과 18일은 청와대가 북한에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제안하거나 남측예술단의 평양 방문 공연이 확정된 날이었다. 경찰은 드루킹 일당의 조작이 의심되는 기사와 댓글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최성욱·서종갑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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