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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런던서 발생한 살인사건, 처음으로 뉴욕 추월...신사의 나라가 어쩌다

SNS 발달이 분노표출 부추겨

강력한 총기규제도 원인 제공

영국 경찰들이 지난해 6월 런던브리지 테러 현장을 순찰하고 있다. /런던=EPA연합뉴스




영국 런던에 위치한 러시아대사관 /로이터연합뉴스




영국의 수도 런던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이 처음으로 미국 뉴욕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영국 선데이타임스 등이 런던경찰청과 뉴욕경찰청(NYPD) 통계를 입수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월 런던에서 15명이 살해됐다. 이는 같은 달 뉴욕에서 발생한 살인사건(14건)보다 한 건 더 많은 것이다. 런던과 뉴욕 인구는 약 850만명으로 비슷한 규모지만 두 도시의 살인사건 수치가 역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달까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런던경찰청에 지난달 31일 밤까지 보고된 3월 살인사건은 22건으로 집계돼 뉴욕의 21건보다 많았다. 런던 내 전체 살인 건수는 각종 테러 사건에 따른 피해를 제외해도 2014년 이후에만 38% 급증한 것이다.



한편 현지 언론은 이날 오전에도 런던 남서부에서 한 20대 남성이 선술집을 떠난 뒤 흉기에 찔려 숨졌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런던 내 칼부림 사건으로 숨진 31번째 희생자다.

‘신사의 나라’로 알려진 영국의 수도 런던에서 살인사건이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쉽게 분노를 표출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크레시다 딕 런던경찰청장은 각종 웹사이트와 유튜브·스냅챗·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가 폭력사건을 부추기면서 살인사건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딕 청장은 “사람들이 조금만 화가 나도 쉽게 싸우는 데는 분명히 소셜미디어의 영향이 있다”며 국민 안전을 위해 지난 수년간 약화했던 검문검색을 강화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아이러니하게도 강력한 총기규제 역시 살인사건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영국은 미국보다 총기 규제가 훨씬 강력해 총기범죄는 드물지만 대신 언제 어디서나 구매 가능한 칼을 활용한 흉기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지난해 8월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거주지인 런던 버킹검궁 인근에서 발생한 테러는 경찰을 향해 122㎝ 길이의 장검을 휘두른 사건이었다.

외신들은 유럽 내 총기규제로 총기보다 피해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발생 자체를 원천 차단하기 힘든 칼을 활용한 ‘로테크(low-tech)’ 범죄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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