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13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 출마에 나선다.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인 경남지사 자리를 놓고 자유한국당이 전략 공천을 추진하고 있는 김태호 전 지사와 김 의원의 ‘빅 매치’가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1일 민주당에 따르면 경남지사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오던 김 의원은 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출마로 마음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최근 김 의원을 만나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부산·경남(PK) 지역의 승리를 위해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직접 나서줄 것을 요청했고 김 의원이 고심 끝에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미 출마를 선언한 당내 다른 예비후보들과 만나 협의한 뒤 2일 출마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경남지사 출마를 결심하면서 민주당의 지방선거 후보군도 마지막 퍼즐을 맞추게 됐다. 김 의원은 그동안 당 안팎의 출마 요구에 대해 완곡히 거절해왔다. 하지만 최근 한국당이 경남지사 사수를 위해 김 전 지사를 전략 공천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자 선거 출마로 마음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공민배 전 창원시장 등이 예비후보등록을 마친 만큼 추가 공모를 통해 경선을 치르거나 예비후보들이 양해할 경우 단수 공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도 불리는 대표적 친문 인사다. 김 의원이 출마하면 6월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은 기존 7곳에서 8곳으로 늘어난다.
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현역의원 출마 자제령을 내린 가운데도 김 의원에게만 예외를 허용한 것은 경남 지역이 갖는 상징성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보수의 텃밭이자 문 대통령의 고향인 PK에서 승리할 경우 야권과의 정국 주도권 경쟁에서도 우위를 이어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더욱이 경남지사 출신인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번 경남지사 선거를 자신의 재신임과 연결하기도 했다. 한국당이 ‘김태호 카드’를 꺼내든 것 역시 경남지사 선거에 사활을 걸겠다는 뜻이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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