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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의 '사모곡'

모친상 치르며 수필집 '어머니의 추억' 재조명

이낙연 국무총리가 모친상에도 불구하고 2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의 어머니인 고(故) 진소임 여사는 지난 25일 저녁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이 총리는 국무회의를 마친 뒤 오후1시쯤 빈소에서 조문객을 맞기 시작했다. 이 총리는 가족과 함께 조용히 상을 치르겠다며 조화와 조의금도 받지 않았다.

7남매 중 장남인 이 총리는 다른 형제들과 ‘어머니의 추억’이라는 제목의 수필집을 펴낸 바 있다. 2006년 모친의 팔순을 맞아 각자의 기억을 모으기로 한 것이 계기였다. ‘큰딸 연순이의 추억’을 첫 장으로 큰아들 낙연, 둘째 딸 금순, 둘째 아들 하연, 셋째 아들 계연, 셋째 딸 인순, 막내아들 상진씨의 이야기가 순서대로 담겼다.

수필집에는 선대부터 야당의 길을 걸어온 이 총리의 가족사가 언급된다. 고인이 된 이 총리의 아버지는 평생 야당의 지방 당원으로 살았다. 아버지가 돕던 정치인이 전두환 정권 출범과 함께 여당인 민정당에 합류하며 이 총리의 아버지에게 ‘함께 가자’고 권유했다. 그러나 이 총리의 어머니는 “내가 당신을 만나 소박맞은 것도 참고 시앗 본 것도 참았지만 자식들을 지조 없는 사람의 자식으로 만드는 건 아무래도 못 참것소”라며 아버지를 말렸다.



이러한 어머니의 기조는 자식인 이 총리에게도 이어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을 창당할 때 이 총리에게 신당 동참을 권유했으나 어머니는 전화를 걸어 “나다. 신당 가지 마라 잉!”이라는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이 총리는 수필집에서 “가을 농사를 마치면 어머니가 이듬해 여름까지 가족들이 먹을 밑반찬을 마련하기 위해 왕복 50㎞가 넘는 곳까지 게를 잡으러 다니셨다”며 “어머니 얘기만 하려 하면 눈물이 나올 것 같다”고 고백했다. “위로 있던 두 형이 모두 어려서 세상을 떠난 뒤 장남인 나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은 ‘지극정성’을 뛰어넘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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