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성 사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수일간 자진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성 사장은 “사퇴를 결심했다”며 “조용히 부담 없이 나가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참모총장 출신인 성 사장은 지난 2016년 3월 취임 이후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내외부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내부 직원들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다. 성 사장은 오는 2019년 3월까지 임기 1년을 남겨두고 있다.
성 사장의 이러한 거취 표명에 대해 직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성 사장의 퇴임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즉각 발표해 “국토교통부에서 사장을 바꾸기 위해 무리수를 강행하는 것은 공사 임직원을 무시하는 처사로 정부의 무책임하고 불공정한 갑질”이라며 “공사가 혼란 없이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사장의 임기를 보장해달라”고 촉구했다.
임기를 1년이나 남겨둔 상태에서 성 사장이 중도사퇴할 정도의 과오는 없다는 것이다. 공사 내부에서는 성 사장이 최근 상위기관인 국토부로부터 최근 여러 차례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낙하산’ 후임자에게 자리를 내주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거취 표명을 했다는 것이다.
성 사장은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인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임명됐지만 정규직화에 보다 적극적이었던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대비됐다. 한국공항공사는 올 초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정규직 직원의 비리를 검찰에 폭로한 비정규직 직원을 계약 해지시켰다가 국토부 감사를 받기도 했다. 따라서 비정규직과 갈등을 빚고 있는 공사 정규직 노조가 성 사장의 사퇴를 반대하고 있다고 공사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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